서울신문사가 기획시리즈로 다루고 있는 ‘사람입국’ 기사를 취재하기 위해 지난달 미국의 군사교육센터를 방문했다. 평생고용과 평생학습을 중심으로 삼은 기사의 성격상 군사교육보다는 군인들의 능력향상과 전역 이후를 돕는 프로그램에 관심이 컸다.
솔직히 많은 부분이 낯설었다. 온라인 대학교육을 체계화해 주둔지가 바뀌어도 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고 배우자를 위한 교육프로그램도 있었다. 전역지원 자료는 생활의 모든 분야에 걸쳐 있었고 섬세함이 돋보였다. 전역 며칠전에는 이런 일을 하라, 스트레스는 불가피한데 이러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심각하니 지원사무소에 도움을 요청하라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런 프로그램을 왜 만들었느냐고 우둔하게 물었다. 미 8군 공보담당관은 “군에 근무했던 사람들이 ‘군이 좋더라.’라고 해야 군에 지원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한국 군대의 징병제와 미군의 지원제가 이리 큰 차이를 가져오는 걸까.
미군들의 설명을 들으면서 너무 이른 고민을 하고 있다고 느꼈다. 한국에선 당장 복무기간 동안 삶의 질 향상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여자라서인지, 군대에 가지 않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장교가 아닌 일반병으로 군에 가면 개인공간은 화장실뿐일 거라고 생각했다. 최근에 터진 ‘인분사건’을 보면 그마저도 아닌 모양이다. 그럼 군인들은 ‘인격체’가 아니라 ‘집단체’인가. 하긴 하루 24시간 근무하고 3만∼4만원의 월급을 받는 집단이니 정당한 노동력도 아닌 모양이다.
남성들이 군대에 가는 것이 의무라면, 그리고 희생을 무릅쓰고 그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면, 이익은 아니더라도 합당한 대우는 해줘야 하는 게 아닐까. 주위를 둘러봐도 대부분 2년을 ‘잃어버린 시간’으로 여겼고 실제도 그랬다. 두 형제가 군 복무를 마쳤지만 두 사람이 유별났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내 마음을 알았는지 미 8군의 제대지원담당자는 “한국 정부가 열심히 연구중이니 많이 나아질 것”이라며 날 위로했다.20년 뒤에 군에 갈 쌍둥이 아들을 위해서라도 그렇게 돼야 하는데 왠지 마음이 안 놓인다.
전경하 경제부 기자 lark3@seoul.co.kr
솔직히 많은 부분이 낯설었다. 온라인 대학교육을 체계화해 주둔지가 바뀌어도 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고 배우자를 위한 교육프로그램도 있었다. 전역지원 자료는 생활의 모든 분야에 걸쳐 있었고 섬세함이 돋보였다. 전역 며칠전에는 이런 일을 하라, 스트레스는 불가피한데 이러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심각하니 지원사무소에 도움을 요청하라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런 프로그램을 왜 만들었느냐고 우둔하게 물었다. 미 8군 공보담당관은 “군에 근무했던 사람들이 ‘군이 좋더라.’라고 해야 군에 지원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한국 군대의 징병제와 미군의 지원제가 이리 큰 차이를 가져오는 걸까.
미군들의 설명을 들으면서 너무 이른 고민을 하고 있다고 느꼈다. 한국에선 당장 복무기간 동안 삶의 질 향상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여자라서인지, 군대에 가지 않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장교가 아닌 일반병으로 군에 가면 개인공간은 화장실뿐일 거라고 생각했다. 최근에 터진 ‘인분사건’을 보면 그마저도 아닌 모양이다. 그럼 군인들은 ‘인격체’가 아니라 ‘집단체’인가. 하긴 하루 24시간 근무하고 3만∼4만원의 월급을 받는 집단이니 정당한 노동력도 아닌 모양이다.
남성들이 군대에 가는 것이 의무라면, 그리고 희생을 무릅쓰고 그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면, 이익은 아니더라도 합당한 대우는 해줘야 하는 게 아닐까. 주위를 둘러봐도 대부분 2년을 ‘잃어버린 시간’으로 여겼고 실제도 그랬다. 두 형제가 군 복무를 마쳤지만 두 사람이 유별났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내 마음을 알았는지 미 8군의 제대지원담당자는 “한국 정부가 열심히 연구중이니 많이 나아질 것”이라며 날 위로했다.20년 뒤에 군에 갈 쌍둥이 아들을 위해서라도 그렇게 돼야 하는데 왠지 마음이 안 놓인다.
전경하 경제부 기자 lark3@seoul.co.kr
2005-02-0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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