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은 칼국수였다. 이제는 맛볼 수가 없다. 지난해 어머니가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곁에서 보면 만드는 방법은 간단했다. 밀가루와 콩가루를 섞어 반죽한다. 홍두깨로 얇게 민 뒤 촘촘하게 썬다. 채썬 호박과 함께 멸치 국물에 끓인다. 참기름과 고춧가루를 듬뿍 넣은 간장을 쳐서 먹는다.
워낙 좋아하니 인사드리러 간다고 하면 으레 준비해 놓고 기다리셨다. 보통 두그릇, 배고픈 날에는 서너그릇까지 먹어댔다. 언제부턴가 어머니는 칼국수를 만들어 놓지 않으셨다.60대 중반을 넘기고부터였던 것 같다. 이유를 물으니 “팔이 아파서….”라고 하셨다. 아쉬운 기색을 내비쳤다. 다음에 가니 칼국수 기계가 있었다. 기계로 뽑은 칼국수는 맛이 없었다. 한번은 어머니가 반죽하고 내가 밀었다. 정말 힘들게 밀었는데도 이전 맛이 나지 않았다.
수많은 칼국수 전문식당을 다녀봤다. 당연히 ‘어머니의 칼국수’는 찾지 못했다. 하나에서 열까지 어머니의 손이 닿아야 맛이 있었던 이유가 뭘까. 어머니가 수고를 하셔야만 맛있다고 느끼다니, 이제와 생각해 보면 불효였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워낙 좋아하니 인사드리러 간다고 하면 으레 준비해 놓고 기다리셨다. 보통 두그릇, 배고픈 날에는 서너그릇까지 먹어댔다. 언제부턴가 어머니는 칼국수를 만들어 놓지 않으셨다.60대 중반을 넘기고부터였던 것 같다. 이유를 물으니 “팔이 아파서….”라고 하셨다. 아쉬운 기색을 내비쳤다. 다음에 가니 칼국수 기계가 있었다. 기계로 뽑은 칼국수는 맛이 없었다. 한번은 어머니가 반죽하고 내가 밀었다. 정말 힘들게 밀었는데도 이전 맛이 나지 않았다.
수많은 칼국수 전문식당을 다녀봤다. 당연히 ‘어머니의 칼국수’는 찾지 못했다. 하나에서 열까지 어머니의 손이 닿아야 맛이 있었던 이유가 뭘까. 어머니가 수고를 하셔야만 맛있다고 느끼다니, 이제와 생각해 보면 불효였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2004-11-0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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