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김치 전쟁/오풍연 논설위원

[씨줄날줄] 김치 전쟁/오풍연 논설위원

입력 2004-10-18 00:00
수정 2004-10-18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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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는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음식이다. 처음 먹은 사람들은 땀을 뻘뻘 흘리고 심지어 눈물까지 흘린다. 김치는 ‘매운 맛’에도 불구하고 세계인의 음식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웰빙 붐과 함께 건강식품으로도 인기가 치솟고 있다. 지난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김치가 단연 인기였다. 한국에서 공수된 김치는 선수촌 식당에 내놓자마자 동이 났다. 교민들은 먼 길을 마다않고 김치를 담가오기도 했다. 우리 선수들이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더위에도 막판 뒷심을 보이며 선전을 펼친 것은 김치의 힘이 아닐까.

무엇보다 김치의 효능은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김치에는 카로틴, 비타민C, 토코페롤, 엽산, 구연산, 불포화 지방산 등 영양소가 담뿍 들어 있다. 한국의 배추김치는 일본 기무치(KIMUCHI)에 비해 유산균이 166배나 포함돼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 체지방을 줄이고 혈압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일본인이 김치를 많이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치가 공식적으로 세계에 알려진 것은 1984년 LA올림픽 때 공식 메뉴로 채택되면서부터다. 이후 세계 각국은 자체적인 김치 연구를 시작했다. 일본 기무치는 이즈음 선보였다. 현재 일본의 시장 규모는 1조 3000억원. 한국 김치시장의 3배 가량 된다.

김치전쟁은 한·중·일 3파전이 되고 있다. 최근 중국이 김치류 시장에서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했다는 보도다.KOTRA에 따르면 올 1∼7월 일본의 중국산 김치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증가한 61억 6000만엔을 기록했다. 반면 한국산은 59억 2700만엔에 머물렀다. 물량기준으로는 중국산이 4만 7527t, 한국산이 1만 8207t이었다. 물론 중국산은 국내 김치 제조업자가 대부분 현지서 생산한 것이다. 한국산 김치보다 싼 가격으로 시장을 뚫고 있다. 그렇더라도 종주국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셈이다.

중국산 김치의 물량 공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우리나라도 김치 수출보다 수입 물량이 더 많다. 이대로 있다간 국내외 시장을 점점 더 빼앗길 판이다. 고급화·차별화해서 시장을 뚫어야 한다. 지역별·기능별로 특화된 김치를 개발하고 브랜드화하는 것도 비결이다. 또 베트남·필리핀·인도네시아·대만 등에 교두보를 마련, 중국의 도전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김치 종주국의 아성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2004-10-1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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