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몸짱’과 ‘웰빙’이라는 단어가 사람들의 의식을 사로잡고 있다.아름다운 몸매와 건강한 신체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두고 굳이 나쁘다고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조깅,등산 등을 통해 몸매를 가꾸고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정신없이 바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새로운 활력소를 제공함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과연 육체적인 아름다움과 건강만이 삶의 전부일까.어쩌면 우리는 지금 우리네 삶에서 진정으로 가치 있는 소중한 어떤 것을 잊은 채,유행을 따라 몸을 가꾸는 데 여념이 없는 것은 아닐까.
몸은 마음을 따른다.마음이 건강하면 몸도 건강하기 마련이다.그런데 지금의 우리 사회는 마음의 존재 가치를 망각하고 있는 듯하다.오로지 겉모습으로서의 몸 가꾸기에만 여념이 없고,마음을 가꾸는 데는 지극히 소홀한 것 같다.마치 마음은 석고처럼 화석화되어 있고,몸만 아름답게 꾸며진 비너스 상 같은 모습이 지금 우리들의 자화상은 아닐까.
아름답고 건강한 몸만큼 마음 역시 아름답고 건강해야 한다.마음을 가꾸는 데에는 훌륭한 책만큼 좋은 스승이 없을 것이다.지난 30여년 동안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양서만을 출판해 온 사람이 다음과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책은 지식의 보고이자,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은 것이다.온갖 정성을 기울여 심오한 지식이 가득 찬 원고를 쓴 사람과 그것을 만든 사람의 영혼이 오롯이 살아 숨쉬는 것이 책이다.인생과 삶에 대한 예지로 충만한 책은 우리네 삶을 가치 있는 것으로 이끄는 소중한 스승과 같다.
그런데 그런 책이 도통 읽히지 않고 있다.아니 읽혀지긴 읽혀진다.몸짱이니 웰빙과 관련된 책이 베스트 셀러가 되고 있지 않은가.서점마다 이들 관련서적들은 판매망 상위권을 독식하면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한다.어찌 되었든 책이 팔린다 하니 사상 최악의 불경기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출판사의 입장에서 볼 때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하지만,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책이 아니라,단지 몸을 가꾸기 위한 책이 팔린다 하니,책을 사랑하고 아끼는 한 사람으로서 씁쓸함을 숨길 수가 없다.
씁쓸한 일은 또 있다.우리 사회의 미래를 좌우할 지성의 전당인 대학가에서는 학기초가 되면 무슨무슨 교재를 반값에 판다는 내용이 학교 벽보 이곳저곳에 붙거나 인터넷 게시판을 장식하기 일쑤다.어떻게 자신이 밑줄을 그으면서 공부한 책을 그렇게 쉽게 헐값에 내던져 버릴 수가 있는가.자신의 손때가 묻은 책을 헐값에 파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헐값에 파는 것과 같다.이를 ‘마음의 매춘’이라 한다면 조금 심한 독설일까.
한 권의 좋은 책은 마음을 아름답게 살찌운다.그뿐만 아니라 좋은 책은 몸도 날씬하게 만들 수 있다.그 방법은 간단하다.자장면 한 그릇은 한끼 배부른 식사가 된다.좋은 시집 한 권은 한 달,일년,아니 평생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그래서 하루에 두 끼니를 굶고 돈을 모아 좋은 시집과 소설책 같은 양서를 사서 읽는다면,몸은 야윌 대로 야위어져 날씬해질 것이고,반면 마음은 삶과 인생을 의미 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지식으로 넘쳐흐를 것이다.이른바 ‘몸짱’도 되고 ‘지식짱’도 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는 것이다.몸은 날씬하고 탄력이 넘치지만 마음이 텅 비어 있다면 그것은 살아있는 유기적 생명체로서의 인간이 아니라 상품 전시장의 마네킹에 불과하다.책을 읽으면서 다이어트를 한다면 몸과 마음이 모두 함께 윤택해지지 않을까.
문흥술 서울여대 교수 ·문학평론가
그런데,과연 육체적인 아름다움과 건강만이 삶의 전부일까.어쩌면 우리는 지금 우리네 삶에서 진정으로 가치 있는 소중한 어떤 것을 잊은 채,유행을 따라 몸을 가꾸는 데 여념이 없는 것은 아닐까.
몸은 마음을 따른다.마음이 건강하면 몸도 건강하기 마련이다.그런데 지금의 우리 사회는 마음의 존재 가치를 망각하고 있는 듯하다.오로지 겉모습으로서의 몸 가꾸기에만 여념이 없고,마음을 가꾸는 데는 지극히 소홀한 것 같다.마치 마음은 석고처럼 화석화되어 있고,몸만 아름답게 꾸며진 비너스 상 같은 모습이 지금 우리들의 자화상은 아닐까.
아름답고 건강한 몸만큼 마음 역시 아름답고 건강해야 한다.마음을 가꾸는 데에는 훌륭한 책만큼 좋은 스승이 없을 것이다.지난 30여년 동안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양서만을 출판해 온 사람이 다음과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책은 지식의 보고이자,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은 것이다.온갖 정성을 기울여 심오한 지식이 가득 찬 원고를 쓴 사람과 그것을 만든 사람의 영혼이 오롯이 살아 숨쉬는 것이 책이다.인생과 삶에 대한 예지로 충만한 책은 우리네 삶을 가치 있는 것으로 이끄는 소중한 스승과 같다.
그런데 그런 책이 도통 읽히지 않고 있다.아니 읽혀지긴 읽혀진다.몸짱이니 웰빙과 관련된 책이 베스트 셀러가 되고 있지 않은가.서점마다 이들 관련서적들은 판매망 상위권을 독식하면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한다.어찌 되었든 책이 팔린다 하니 사상 최악의 불경기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출판사의 입장에서 볼 때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하지만,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책이 아니라,단지 몸을 가꾸기 위한 책이 팔린다 하니,책을 사랑하고 아끼는 한 사람으로서 씁쓸함을 숨길 수가 없다.
씁쓸한 일은 또 있다.우리 사회의 미래를 좌우할 지성의 전당인 대학가에서는 학기초가 되면 무슨무슨 교재를 반값에 판다는 내용이 학교 벽보 이곳저곳에 붙거나 인터넷 게시판을 장식하기 일쑤다.어떻게 자신이 밑줄을 그으면서 공부한 책을 그렇게 쉽게 헐값에 내던져 버릴 수가 있는가.자신의 손때가 묻은 책을 헐값에 파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헐값에 파는 것과 같다.이를 ‘마음의 매춘’이라 한다면 조금 심한 독설일까.
한 권의 좋은 책은 마음을 아름답게 살찌운다.그뿐만 아니라 좋은 책은 몸도 날씬하게 만들 수 있다.그 방법은 간단하다.자장면 한 그릇은 한끼 배부른 식사가 된다.좋은 시집 한 권은 한 달,일년,아니 평생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그래서 하루에 두 끼니를 굶고 돈을 모아 좋은 시집과 소설책 같은 양서를 사서 읽는다면,몸은 야윌 대로 야위어져 날씬해질 것이고,반면 마음은 삶과 인생을 의미 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지식으로 넘쳐흐를 것이다.이른바 ‘몸짱’도 되고 ‘지식짱’도 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는 것이다.몸은 날씬하고 탄력이 넘치지만 마음이 텅 비어 있다면 그것은 살아있는 유기적 생명체로서의 인간이 아니라 상품 전시장의 마네킹에 불과하다.책을 읽으면서 다이어트를 한다면 몸과 마음이 모두 함께 윤택해지지 않을까.
문흥술 서울여대 교수 ·문학평론가
2004-09-2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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