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게 취기가 오른 상태에서 현관 문을 들어서는 순간,집안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큰 녀석이 체육시간에 누가 지갑을 털어갔다고 길길이 뛴다.갖고 싶은 것을 사기 위해 몇달 동안 모아뒀던 돈을 한푼도 남기지 않고 털어갔다는 것이다.알고 있는 욕설을 모두 동원해가며 저주를 퍼붓는다.
한순간 어느 자그마한 소책자에서 읽었던 내용이 떠오른다.돈을 잃어버리고 슬픔에 잠긴 손녀에게 잃어버린 돈의 절반을 채워주는 할머니의 얘기다.절반을 채워줄 테니 나머지는 스스로 노력해서 채우라는 뜻이다.
지갑을 꺼내 잃어버린 돈의 절반을 큰 녀석에게 준다.네가 어려울 때 아빠가 항상 절반은 도와주겠다는 말과 함께.녀석은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는 모습이다.“너도,아빠도 절반씩 잃어버렸다고 생각하자.”라며 한동안 다독인 연후에야 녀석은 잠자리에 든다.
아내가 자신은 어렸을 때 돈을 잃어버리면 아버지가 모두 채워줬다고 이죽거린다.문득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게는 누가 채워줬던 기억이 없는 것 같다.훗날 큰 녀석은 절반만 채워준 아빠를 어떻게 기억할까.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한순간 어느 자그마한 소책자에서 읽었던 내용이 떠오른다.돈을 잃어버리고 슬픔에 잠긴 손녀에게 잃어버린 돈의 절반을 채워주는 할머니의 얘기다.절반을 채워줄 테니 나머지는 스스로 노력해서 채우라는 뜻이다.
지갑을 꺼내 잃어버린 돈의 절반을 큰 녀석에게 준다.네가 어려울 때 아빠가 항상 절반은 도와주겠다는 말과 함께.녀석은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는 모습이다.“너도,아빠도 절반씩 잃어버렸다고 생각하자.”라며 한동안 다독인 연후에야 녀석은 잠자리에 든다.
아내가 자신은 어렸을 때 돈을 잃어버리면 아버지가 모두 채워줬다고 이죽거린다.문득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게는 누가 채워줬던 기억이 없는 것 같다.훗날 큰 녀석은 절반만 채워준 아빠를 어떻게 기억할까.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2004-09-03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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