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과학기술 부총리/오승호 논설위원

[씨줄날줄] 과학기술 부총리/오승호 논설위원

입력 2004-07-29 00:00
수정 2004-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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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재정경제부 관리들의 ‘힘’은 셌다.부총리 부처인 데다 경제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기능은 물론 예산,세제,금융,통상정책까지 거머쥐었을 당시의 얘기다.특히 모든 부처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예산 편성권은 큰 ‘무기’였다.이 때문에 경제 부총리의 조정 능력도 탄력을 받았다.그러나 정부조직 개편으로 예산 편성권 등이 떨어져 나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경제부총리의 힘이 눈에 띄게 약해졌다는 게 관가의 일반적 평가다.재정경제부 직원들은 경제부총리의 조정 능력 얘기가 나오면 “실질적인 권한이 있어야지,부총리라는 직함만으로 먹혀 드느냐.”고 반문한다.

오는 9월쯤 ‘과학기술 부총리’가 생긴다.정부는 국무회의에서 과학기술 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부총리직을 신설,과학기술부 장관이 겸임하게 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의결했다.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각한 상황에서 과기부에 거는 기대를 크게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과기부의 부총리 부처 승격을 자세히 소개하는 등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런 만큼,과학기술 부총리 제도의 정착을 위해 국회 심의 과정에서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고 본다.교육인적자원부의 예도 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교육부는 부총리 부처 승격을 앞두고 인사·예산권을 요구했으나 관철되지는 않았다.가령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려면 교사 증원과 교실 증축이 필요한데,소관 부처인 행정자치부와 기획예산처의 이해와 상충될 수 있는 점을 감안한 제안이었다.결국 장관들이 참여하는 ‘인적자원개발회의’를 신설,교육부총리가 의장을 맡아 조정권을 갖게 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정부는 대통령이 위원장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부위원장직을 신설,과기부 장관이 겸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기획예산처가 국가 연구개발(R&D)사업 예산을 짤 때,이 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반영토록 하는 내용의 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도 마련했다.그러나 이런 조치만으로 과학기술 부총리가 실질적인 조정 권한을 갖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여겨진다.과기부 장관이 소신을 갖고 국가적 과제인 이공계 기피 현상을 해소하고,과학기술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제도 도입 단계에서 안전판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2004-07-2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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