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한글날 국경일/김경홍 논설위원

[씨줄날줄] 한글날 국경일/김경홍 논설위원

입력 2004-07-17 00:00
수정 2004-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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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 제정된 ‘국경일에 관한 법률’은 단출하다.3개조로 구성된 법률 제1조는 ‘국가의 경사로운 날을 기념하기 위하여 국경일을 정한다.’고 되어 있고,제2조는 3·1절,제헌절,광복절,개천절을 국경일로 한다고 되어있다.제3조는 시행일에 관한 규정이다.아마 법률 가운데 가장 짧은 법률이 아닌가 싶다.

이 국경일에 관한 법률개정안이 제출됐다.여야 의원 67명이 현재 기념일로 돼 있는 한글날을 국경일로 승격시키는 내용의 개정안을 국회에 낸 것이다.그동안 여러차례 같은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으나 번번이 좌절됐다.‘한글학회’나 ‘우리말살리기 겨레모임’ 등 한글단체들은 한글날을 반드시 국경일로 지정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고,또 공감대를 넓혀나가고 있다.

비단 한글단체의 호소가 아니더라도 한글을 기리는 일은 당연히 우리들의 몫이다.지난 1997년 유네스코는 훈민정음을 ‘세계 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한글의 과학적 구조와 독창적인 우수성을 인정했다.따라서 지금 한글세대로 구성된 국회 분위기로 보면 한글날을 국경일로 승격시키는 문제는 상당한 호응을 받을 것으로 짐작된다.국회의원 명패도 한글로 바뀌고 있고,민주노동당의 노회찬 의원은 한자로 국(國)자가 새겨진 배지를 달지 않고 한글문화연대와 동아리 학생들이 만들어준,한글로 ‘국회’가 새겨진 배지를 달고 다닌다.좀 튀는 행동 같지만 한글사랑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한글 창제가 국가의 경사인 것은 틀림없다.그래서 국경일로 지정한다고 해도 손색이 없다.하지만 한글날의 국경일 지정은 공휴일 문제와 연계해 좀 더 정교한 접근이 필요할 것 같다.현행 ‘공휴일에 관한 규정’은 국경일과 설날,추석,기독탄신일,석가탄신일,어린이날,식목일 등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다.달력에 빨간글자로 씌어진,한마디로 노는 날이다.한글날도 공휴일이었다가 지난 91년 “10월달에 노는 날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노는 날이 많다는 주장은 타당성이 있다.식목일 등을 공휴일에서 제외하자는 논의도 활발하고 주5일제 실시 등으로 설득력도 얻고 있다.그래서 한글날을 국경일로 하자는 뜻은 살리되 국경일에 관한 규정을 고쳐 놀지 않는 국경일로 하는 융통성도 생각해 볼 만하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2004-07-1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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