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유목민의 환상/이상일 논설위원

[길섶에서] 유목민의 환상/이상일 논설위원

입력 2004-04-02 00:00
수정 2004-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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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 생활에 회의를 느낀 한 공무원이 고민끝에 사표를 내고 중견기업으로 갔다.민간 부문의 경험이 앞으로 경력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였다.그러나 기업은 외환위기의 충격으로 흔들렸다.그 기업에서 나온 그는 자신의 회사를 차렸으나 여의치 않아 고전했다.

새로운 곳에 갔는데 고전한 것을 두고 그를 아는 사람은 “팔자 소관”이라고 했지만 다른 사람은 “이른바 ‘유목민 현상’의 하나”라고 말했다.다른 회사나 자리로 가면 현재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늘 사람들은 환상을 품는다.마치 유목민이 한 곳에서 양이나 소가 뜯을 풀이 없을 때 언덕 너머로 가면 새 초원이 있을 것처럼….그러나 언덕을 넘어가면 거기에는 예상치 못한 비바람이 쳐서 기대했던 성과를 얻을 수 없다.환상은 깨진다.

실제 사람들이 스스로 중요하다고 느끼는 행동을 하는 것은 늘 그것이 분명 현재보다 나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결과는 종종 기대밖이어서 낭패하는 것은 유목민의 환상 탓이다.탄핵 정국에서 정치인들의 행동 변화를 보면서 그 환상을 떠올려 본다.

이상일 논설위원

2004-04-02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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