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반골 미학/심재억 생활레저부 차장

[길섶에서] 반골 미학/심재억 생활레저부 차장

입력 2004-03-15 00:00
수정 2004-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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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한 대목.제갈공명은 투항해 온 위연(魏然)을 보자 대뜸,“당장 저 놈의 목을 치라.”고 명한다.이유인즉 뒤통수에 반골(反骨)이 있어 주인을 배반할 관상이라는 것이었다.공교롭게도 나중에 위연은 모반죄에 걸려 죽지만,이 장면을 두고는 ‘공명이 용맹,호방한 위연을 다잡기 위해 잔꾀를 부렸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반골을 배타하는 사회에 있다.통제 사회라면 이런 부류를 반골로 찍어 거세했겠지만,지금은 오히려 반골의 ‘또 다른 발상’에 주목하는 열린 세상이다.뼈가 거꾸로 박혔다는 반골의 골상학도 허무맹랑하거니와,역사적으로도 반골인 사람은 대개 자유분방하고 자주적,창의적인 기질을 가졌다.집단의 고식성에 저항하거나 예속을 거부한 사례가 많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독립운동을 이끌었던 수많은 선각은 물론이고 묘청과 만적,화가 장승업,심지어는 충무공 이순신까지도 따지고 보면 시대와 불화한 반골 아니겠는가.

한국 영화계의 ‘대표 반골’이라는 김기덕 감독이 얼마 전 베를린 영화제에서 우리 영화인으로는 처음으로 감독상을 받았다.그에게서 풍기는 반골의 체취가 새삼 향기롭다.

심재억 생활레저부 차장˝

2004-03-15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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