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첫 경험/이상일 논설위원

[길섶에서] 첫 경험/이상일 논설위원

입력 2004-03-04 00:00
수정 2004-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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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에 큰 손 고객을 유치해 금융가에 이름을 날렸던 한 금융기관 지점장.은퇴한 그가 길을 걷는데 자신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지 않다는 것을 갑자기 깨달았다.걸음이 옆으로 가고 있었던 것이다.이상하다 싶은 것도 잠깐,왼팔과 왼쪽 다리쪽에 마비가 왔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부축해 그는 겨우 넘어지는 걸 면했다.택시에 올라탔는데 졸음이 쏟아져 왔다.그대로 잠이 들어 병원에 갔다.의사는 그를 보자마자 “중풍”이라며 “절대 잠들어선 안되는데…”라며 혀를 찼다.

그 지점장은 “말로는 노년기에 중풍이 온다고 들었지만 내가 언제 구체적인 중풍 증세를 알았겠느냐.”고 반문했다고 한다.그리고 “몸에 마비가 왔을 때 졸리더라도 끝까지 참아야 후유증이 덜하다는 것은 병원에 도착해서야 뒤늦게 알았다.”고 말했다.60대 초반의 나이지만 중풍의 ‘첫 경험’은 예고없이 왔던 것이다.“누가 미리 가르쳐줄 수도,미리 배울 수도 없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이어 자신의 몸에 갑자기 마비가 온 것처럼 “사람은 그렇게 (세상을)뜨는 것인가 보다.”며 쓸쓸히 웃었다.

이상일 논설위원˝

2004-03-04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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