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텃밭 MP3P시장 ‘비상’

中企텃밭 MP3P시장 ‘비상’

최용규 기자
입력 2006-06-21 00:00
수정 2006-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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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중소기업의 텃밭이던 국내 MP3플레이어 시장에 비상벨이 울리고 있다.

IT분야의 알짜 틈새시장인 MP3P가 급변하는 IT 컨버전스(융합) 추세에 따라 ‘그저 그런’ 시장으로 전락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미국 애플컴퓨터 ‘아이팟’의 저가 공세로 휘청거린 중소 MP3P업계는 그로기에서 아직 회복하지 못한 상태이다. 국내 대기업의 진입도 시장 상황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애플은 20만∼30만원대 시장을 10만원대까지 끌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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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소 MP3플레이어 업계가 어려움에 처해 있다. 대기업군인 삼성전자의 ‘옙’(사진 위 왼쪽)과 LG전자의 ‘앤’, 중소업계의 대표 주자인 코원의 ‘아이오디오’(아래쪽).
국내 중소 MP3플레이어 업계가 어려움에 처해 있다. 대기업군인 삼성전자의 ‘옙’(사진 위 왼쪽)과 LG전자의 ‘앤’, 중소업계의 대표 주자인 코원의 ‘아이오디오’(아래쪽).


MP3P 세계시장이 당분간 성장할 것이란 시장조사기관들의 전망만이 한줄기의 빛이 되고 있는 셈이다.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세계 MP3P 시장 규모는 현재 1억 3000만대에서 2008년 1억 8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컨버전스가 살길

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MP3P 시장규모를 200만대 4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5000억원 규모였다. 세계시장과는 달리 국내시장 규모가 줄고 있는 것이다. 팔리는 대수보다는 가격이 낮아져 채산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증거다.

업계는 앞으로 MP3P가 단순히 음악파일을 재생하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생존하기 어렵다고 인정한다. 이에 따라 동영상 재생,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수신,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컨버전스 기능이 복합화되는 길을 걷고 있다.

이런 흐름은 음향·영상 기술력과 디자인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들이 주도한다. 국내시장 강자가 된 삼성전자는 최근 1.8인치 TFT LCD(박막액정표시장치)로 저장된 사진을 볼 수 있는 프리미엄급 MP3P(옙)를 내놓는 등 컨버전스 제품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MP3P 시장에 재진입한 LG전자가 DMB가 탑재된 MP3P ‘앤’을 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이리버 신화’를 쏜 레인콤이 미국의 애플과 삼성전자의 공세에 어려움을 겪는 등 국내 MP3P 중소업계는 시장 지키기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경쟁관계에 있는 휴대전화, 전자사전 등에 MP3 기능이 있지만 음질 등에서 개별 MP3P의 기능을 못 따라온다.”며 MP3P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중소기업 시장 vs 대기업 시장

국내시장은 레인콤(시장점유율 30%), 삼성전자(20%), 코원(15%)의 3강 체제다. 외국 기업으로는 애플(8%), 소니(2%) 순이다.

하지만 국내시장을 호령하던 레인콤은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애플과 삼성전자의 공세에 주춤하고 있다. 중소업계는 코원 등 일부를 제외하곤 부도를 맞거나 업종을 바꾸는 등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의 박효상 디지털 미디어 차장은 “MP3P 시장은 과거와 달리 중소기업이 이끌어가는 시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하겠지만 초창기처럼 주도하지는 못할 것이란 주장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물량이 적어 반도체 구매 단가가 높고 안정적으로 공급받기조차 쉽지 않아 사업하기 힘든 구조라는 것이다. 시장점유율 1위인 레인콤이 사업영역을 다른 데서 찾고 있는 것도 다 이런 이유라고 설명한다.

이에 대해 코원의 전략기획실 원윤식 팀장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고 밝혔다. 다른 IT 제품과 달리 MP3P의 경우 대기업이 시장에 너무 늦게 뛰어들었고 벤처·중소기업이 나름대로 시장을 선점했다고 보고 있다. 대기업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더라도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는 “MP3P 시장은 성장 일로에 있다.”면서 “국내 시장의 신규 수요가 예년에 비해 주춤한 것은 사실이지만 재구매 수요는 여전하다.”고 밝혔다. 구매 중단이 아니라 구매 경향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원의 지난해 매출액은 995억원으로 지난해 785억원보다 200억원 이상 성장했다.

원 팀장은 “향후 국내 MP3P 시장은 ‘정글의 법칙’이 적용될 것”이라면서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마케팅 능력과 브랜드 이미지, 자금력,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2006-06-2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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