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발 뺀 ‘동토 가스관’… 韓 “수익성 리스크부터 검토”

일본도 발 뺀 ‘동토 가스관’… 韓 “수익성 리스크부터 검토”

강주리 기자
입력 2026-09-30 20:00
수정 2026-10-01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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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대미투자 엇박자

양국 간극 큰데 美 발표 예고 ‘난감’
산업계 “파이프라인 난공사 우려”
사업비 상쇄할 세제·보조금 관건
철강업계는 공급망 다변화 기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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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덮인 미국 알래스카주 노스슬로프의 프루도베이 원유·가스전. 현재 이곳에서 나온 가스를 지하로 재주입하지만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로 1300㎞의 가스관이 구축되면 남부 니키스키 액화터미널로 보내 수출할 수 있게 된다. EPA 연합뉴스
눈으로 덮인 미국 알래스카주 노스슬로프의 프루도베이 원유·가스전. 현재 이곳에서 나온 가스를 지하로 재주입하지만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로 1300㎞의 가스관이 구축되면 남부 니키스키 액화터미널로 보내 수출할 수 있게 된다.
EPA 연합뉴스


한국 정부가 ‘추후 협의 과제’로 남겨둔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을 미국이 먼저 ‘추진한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 정부가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한국의 대미 투자 전략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중대 변수가 될 수 있어서다. 알래스카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북부 노스슬로프에서 남부 니키스키까지 1300㎞에 이르는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한국 정부는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로 미국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6.3GW 규모) 건설 사업을 확정했다. 30조원을 투자하면 20년 뒤 60조원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상업적 합리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2호 프로젝트로는 미국에 대형 원전 8기, 이 중 2기를 한국형 APR1400 모델로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알래스카 LNG 사업은 3호 프로젝트로 검토하고는 있지만 아직 상업적 합리성이 확인되지 않아 추후 협의 사안으로 남겨뒀다. 일본조차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대미 투자 대상에서 제외했을 정도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지난해 11월 “알래스카 가스관 사업은 하이 리스크 사업”이라며 참여하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에너지·건설 업계도 불확실한 수익성을 이유로 알래스카 LNG 사업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 번 잘못 들어갔다가 망할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LNG 파이프라인을 영구 동토층에 지어야 해 막대한 건설 비용이 예상되고 공사 난도도 높다. 게다가 극한의 기후 속에서 1년 중 절반은 공사가 불가능하다. 엑손모빌, BP 등 글로벌 메이저 에너지 기업들도 수익성과 경제성 미달을 이유로 일찌감치 투자를 포기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알래스카 LNG 사업은 혹독한 환경과 고난도 기술 등으로 기술적·경제적 불확실성이 크다”며 “LNG 판매 가격뿐 아니라 공사비 상승·지연 등 건설 리스크까지 상업적 합리성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이 무역법 301조에 따른 ‘과잉 생산’ 관세 부과를 앞세워 한국에 사업 참여를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면 우리 정부는 상업적 합리성을 보장할 수 있는 법적 장치나 지원책을 미국 측에 요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알래스카 LNG 사업 참여를 조건으로 미국으로 수출된 한국산 제품에 대한 유리한 관세율을 적용받는 방안이 거론된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사업비를 상쇄할 만한 세제 혜택이나 보조금 지원을 미국이 해 줄 수 있을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철강업계에서는 일부 기대감도 나온다. 1300㎞ 구간을 연결하는 데 필요한 70만~80만t의 대구경 강관을 수주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LNG 수입 공급망을 중동산에서 알래스카산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점도 기대 요인 중 하나다.

정부는 540억 달러 규모가 확정된 금액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투자 금액이 정해진 것은 아니고 사업 구조도 모두 협의해야 한다”며 “특히 상업적 합리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줄 요약
  • 미국, 알래스카 LNG 사업 추진 예고
  • 한국 정부, 상업성·리스크 검토 압박
  • 철강업계, 강관 수주 기대감 일부
2026-10-0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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