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본점 앞이 기업은행역?

하나은행 본점 앞이 기업은행역?

최선을 기자
입력 2017-07-25 22:48
수정 2017-07-26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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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네이밍 마케팅’ 치열… 기은 을지로입구역 사명 병기

3년간 3억 8000만원에 계약… 종각역도 SC제일은행 붙이기로

최근 은행권에서 회사의 이름을 지하철역 등에 새겨 넣는 ‘네이밍 마케팅’이 활발하다.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해 지하철역 이름 병기를 두고 은행 간 기싸움도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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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은 ‘IBK기업은행’이 함께 표기돼 있다. 기업은행 본점은 역에서 300m 정도 떨어져 있는데 말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6월 서울교통공사의 역 이름 병기 사업에 단독 응찰해 2019년 8월까지 을지로입구역에 자사 이름을 붙였다. 3년간 약 3억 8000만원을 내기로 했다. 서울교통공사가 유상 대여 중인 1~8호선 27개 역 이름 중 가장 비싸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영리한 경영적 판단을 한 것이다.

을지로입구역 1·2번 출구에 밀착한 신사옥이 있는 KEB하나은행은 서울시의 지하철역 이름 병기 사업에 응찰하지 않아 난감하게 됐다. 하나은행은 1·2번 출구 계단을 하나은행 광고로 도배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신사옥을 지으면서 1·2번 출구의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등의 공사 비용을 부담했고 이 시설들을 하나은행 소유 토지에 설치하도록 협력했다”며 억울하다고 한다. 하나은행은 본사를 을지로입구역 옆에 재건축한 신사옥으로 지난 21일부터 이전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뒤늦게 을지로입구 1·2번 출구만이라도 IBK기업은행 표기를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기업은행 측은 적법한 절차로 계약을 체결했고 비용을 지불했기 때문에 지울 수 없다며 강경한 태도다.

은행들이 지하철역 이름 병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지역 랜드마크 역할을 하면서 고객들에게 각인되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지하철역뿐 아니라 을지로2가 사거리를 ‘IBK 사거리’로 만들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신한은행 역시 서울시 버스운송조합과 계약을 체결해 본점 앞 버스정류장 이름을 ‘신한은행 본점’으로 사용하고 있다.

SC제일은행도 지난달 3년간 2억 9500만원을 주고 1호선 종각역에 자사 이름을 붙이기로 계약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종각역 하루 이용객이 9만 2000여명에 달하고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도 홍보가 된다”면서 “인지도를 높여 장기적으로 고객 포섭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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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6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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