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전화 부스에 책 빌리러 갑니다

공중전화 부스에 책 빌리러 갑니다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17-07-03 22:34
수정 2017-07-04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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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뜨락’ 148권 대출·반납 가능

‘안심부스’ 벨 누르면 경찰 연결…오디오·충전소 등 다양한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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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인근 ‘공중전화부스 문화예술 소통프로젝트 1호’.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인근 ‘공중전화부스 문화예술 소통프로젝트 1호’.
“‘책뜨락’의 가장 큰 장점은 접근성입니다. 빨간 공중전화 부스에서 148권의 책을 만나볼 수 있어요. 책을 무료로 빌려갈 수 있는데, 반납도 여기에서 하면 됩니다.”

서울 성동구청 관계자는 “2012년 왕십리역 광장에 조성한 책뜨락은 시민들의 만족도가 높을 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별다른 비용 없이 노른자위 땅을 쓸 수 있어 좋다”며 “다목적 인프라로서 공중전화의 활용도는 거의 무궁무진하다”고 3일 말했다.
휴대전화 보급으로 활용도가 줄어든 공중전화 부스가 긴급 피난처, 전기차 충전소, 음악·독서 감상실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공중전화 부스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장소에 위치해 있는 데다 좁긴 해도 독립된 공간이라는 장점이 있다.

공중전화를 관리하는 KT링커스에 따르면 전화 부스를 이용한 공중 도서관은 서울 성동구·송파구·중랑구, 부산 해운대구, 경북 영주시, 경기 파주시 등 전국 각지로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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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 풍문여고 앞 ‘서울시 안심부스 1호점’.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 풍문여고 앞 ‘서울시 안심부스 1호점’.
서울시는 2015년 11월부터 서울 종로구 풍문여고 앞 등 15곳에 ‘안심 부스’를 설치했다. 안에서 벨을 누르면 경찰에 연결되고, 문이 자동으로 잠겨 밖에서는 열 수 없다.

‘오디오 부스’는 지난 5월 비영리단체 ‘라이터스’가 제안해 종로구 경복궁역 2번 출구 옆에 설치됐다. 신청만 하면 누구나 이곳에서 시각장애인에게 제공되는 오디오북을 녹음할 수 있다. 전국의 자전거 종주길에서 전화 부스는 인증 도장을 찍는 장소로 이용된다. 지난해 6월에는 충남 계룡시에서 상수도관 파열로 한 인부가 물에 잠겼다가 호흡이 멈춘 채 발견됐는데, 인근 공중전화 부스에 설치된 자동심장제세동기(AED)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2016년 7월부터는 전국 14개 부스가 전기차 충전소로 활용되고 있다.

공중전화 부스의 변신은 영국이 대표적이다. 브리티시텔레콤(BT)는 2008년 ‘공중전화 부스를 입양하세요’ 프로그램을 통해 부스를 지방정부나 단체에 1파운드(약 1489원)에 넘겨줬다. 부스들은 작은 갤러리, 응급의료기기 설치대, 식료품점, 작은 술집, 야생동물정보센터, 관광센터 등으로 변신했다.

올 5월 기준으로 전국의 공중전화는 6만 2000여대로 10년 전인 2007년(10만 2000여대)에 비해 39%가 줄었다. 정부는 2020년까지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다. 상당수 공중전화는 도서 지역 등을 위한 ‘보편적 역무’ 차원에서 유지되고 있는데, 이에 따른 비용(올해 441억원)은 20개 통신업체가 분담하고 있다.

KT링커스 관계자는 “공중전화 부스에서 영리사업이 이뤄질 경우 ‘신종 노점상’이라는 사회적 논란을 부를 수 있는 게 사실”이라며 “현재는 공공 목적인 경우에만 심사를 거쳐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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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김길영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 “일하는 의회, 정책으로 승부할 것”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17-07-04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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