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합헌’ 9월28일 시행] 농민단체 “농축산물,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 재계 “권익위가 구체적 가이드라인 제시해야”

[‘김영란법 합헌’ 9월28일 시행] 농민단체 “농축산물,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 재계 “권익위가 구체적 가이드라인 제시해야”

입력 2016-07-28 22:46
수정 2016-07-29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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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대한 합헌 결정을 내리자 기업과 관련 업계는 이를 존중한다면서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주문했다. 기업들은 첫 사례로 적발되지 않도록 내부 단속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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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5만원어치 한우 선물세트”… 헌재 앞 시위
“이게 5만원어치 한우 선물세트”… 헌재 앞 시위 헌법재판소가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28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한국농축산연합회 이홍기 상인대표가 5만원어치 한우 선물세트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직격탄을 맞게 된 농축산 업계는 국회가 수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크게 반발했다. 배수동 농협 품목별전국협의회 회장단 의장은 “축산이나 과일은 전체 수요의 60~70%를 명절 선물로 소진해 왔는데 김영란법이 일괄 적용되면 농촌 경제에는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라며 “농산물 개방과 고령화, 자재값 폭등으로 농민들이 절박한 상황인데 이런 현실을 외면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법 취지는 공감하지만 농촌 현실을 감안해 농산물은 제외할 수 있도록 입법기관인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우 전국경제인연합회 사회본부장은 “이번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혼란을 줄이고 어려운 경제 상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주무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가 법 적용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경상 대한상의 기업환경조사본부장도 “제도 시행까지 남은 기간 동안 입법 취지의 효과적 달성과 새 제도 도입 충격의 최소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조화시킬 방안을 깊이 고민해 달라”고 밝혔다.

A기업 홍보 담당 임원은 “김영란법 시행이 기정사실화된 만큼 ‘최대한 몸을 사리라’고 지시하고 있다”면서 “첫 사례로 적발되면 여론의 뭇매는 물론 두고두고 입방아에 오르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편법 발생의 우려도 크다. 한 서울 시내 대형 호텔 관계자는 “호텔 식당에서 (김영란법의 식사 상한액) 3만원으로 가격을 맞추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2004년 접대비 한도 50만원 시행 당시처럼 결제 금액을 나눠 한도액에 맞추는 ‘쪼개기’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LG는 업무 수행 중 일어날 수 있는 사례들을 점검하는 한편 권익위의 김영란법 해설집과 교육자료를 바탕으로 사내교육을 검토하고 있다. 다른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처벌 기준이 불명확한 부분이 있어 대관(對官), 홍보 등을 담당하는 실무자들이 헷갈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 내부 부서별 반응도 제각각이다. 공무원 접대가 많은 대관 부서는 “업무가 위축될 수 있다”면서 답답함을 토로한다. 공무원들이 몸을 사리기 시작하면 점점 더 만나기가 어려워진다. 이런 상황에서 ‘실탄’마저 줄어들면 무슨 수로 공무원을 설득하고 기업 입장을 피력할 수 있겠느냐는 불만이다. B기업의 대관 담당자는 “일부 공무원은 대놓고 ‘선물을 가져오라’고 한다”면서 “접대가 ‘업무’인 우리로서는 차포를 다 떼인 격”이라고 우려했다.

법무팀은 일거리가 많아질 것에 대해 벌써부터 한숨을 내쉰다. 영수증 관리가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C기업의 준법감시 담당 임원은 “일일이 영수증을 관리하려면 인력이 더 필요하다”면서 “수기로 작성하면 오류가 발생할 수 있어 시스템도 새로 구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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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16-07-2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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