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IT공룡 오라클 ‘끼워팔기 의혹’ 무혐의 처분

공정위, IT공룡 오라클 ‘끼워팔기 의혹’ 무혐의 처분

입력 2016-04-13 07:28
수정 2016-04-13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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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제한 효과 발견되지 않아

전세계 경쟁당국 관심…미국 의회 ‘조사 불투명’ 문제 제기하기도

끼워팔기 의혹을 받아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은 글로벌 IT업체 오라클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공정위는 전원회의에서 오라클의 끼워팔기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고 13일 밝혔다.

미국에 본사를 둔 오라클은 주로 공공기관이나 은행·증권사 등 금융사들을 상대로 하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다.

컴퓨터 내의 데이터를 저장·검색·가공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DBMS)이 오라클의 주요 상품이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13년 기준 58%에 달한다.

오라클은 DBMS를 팔 때 혹시 모를 장애나 고장에 대비해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서비스도 판매하는데, 이때 메이저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포함해 고객에게 차기 버전을 구매하도록 강제한 혐의를 받아왔다.

그러나 공정위는 오라클 건은 끼워팔기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공정위는 그 이유로 고객이 오라클의 DBMS를 사용하면서 유지보수 서비스나 메이저 업그레이드만을 다른 경쟁 사업자의 서비스로 교체하는 것은 소스코드 등이 달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지보수 서비스나 메이저 업그레이드를 다른 회사의 것으로 쉽게 사용할 수 있다면 오라클의 행위가 다른 사업자와의 경쟁을 제한해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지만 이러한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최근 오라클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11년 59.6%에서 2014년 58.5%로 큰 변동이 없었다.

유지보수 서비스 가격도 라이선스 가격 대비 22%로,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도 과도하게 높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오라클의 ‘구입 강제’에 대해서도 무혐의 결론을 냈다.

오라클은 한 고객이 여러 개의 DBMS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사더라도 각 라이선스마다 유지보수 서비스를 따로 구입하라고 강제한 혐의를 받았다.

유지보수 서비스를 하나만 사고 이를 복제해 다른 라이선스에서 사용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서다.

공정위는 오라클의 정책은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합리적 조치라고 봤다.

유지보수 서비스가 쉽게 복제될 수 있지만 기술적으로 불법 복제를 막기 위한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DBMS 라이선스 계약서에 이와 관련한 조항이 포함됐다는 점도 구입 강제가 성립되기 어려운 요건으로 봤다.

고객이 조항을 알 수 있는데다 원치 않으면 다른 경쟁사업자를 선택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오라클의 끼워팔기 의혹은 지난해 4월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하면서 알려졌다.

애초 지난해 6∼7월께 결론이 난다고 전망됐지만 기술적인 내용이 많은데다 사안이 복잡해 시간이 지체됐다. 결론을 내지 못해 전원회의도 3차례나 열렸다.

유선주 공정위 심판관리관은 “서울대, 카이스트 교수들이 참고인으로 나와 기술적, 경제적 영향을 분석했다”며 “심판정에서도 공방이 치열했다”고 밝혔다.

오라클의 끼워팔기 의혹은 전세계에서 한국 경쟁 당국이 최초로 결론을 내는 것이어서 관심을 끌었다. 한 국가의 경쟁 당국이 글로벌 기업에 대해 조사를 시작하면 다른 국가도 뒤따라 하는 게 관례이기 때문이다.

오라클의 본사가 있는 미국도 공정위의 조사를 예의주시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에는 스테펀 셀리그 미국 상무부 차관이 김학현 공정위 부위원장을 만나 미국 일부 기업들의 공정위 조사에 대한 불만을 전달해 관심이 쏠렸다. 3월에는 미국 의회가 공정위 조사가 불투명하다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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