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업 사외이사 갈수록 ‘정피아’ 득세

금융공기업 사외이사 갈수록 ‘정피아’ 득세

입력 2016-04-10 10:24
수정 2016-04-1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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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주금공 신규 임명 이사 상당수 정치권과 관련이사 선임절차 불투명…“전문성 없는 낙하산 자리 전락”

올해 들어 새로 임명된 금융공공기관 비상임이사(이하 사외이사)들 중 상당수는 정계에 직접 몸담았거나 관계가 있는 ‘정피아’ 낙하산 인사들이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금융 공공기관들이 비수도권으로 이전한 이후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 해당 지역 정치권의 입김이 강해진 경향이 나타났다.

정부가 민간 금융회사의 사외이사 자격기준은 강화했지만 정작 정부가 임명 권한을 가진 금융 공공기관 사외이사의 임명은 정치권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10일 기관별 경영공시 사항을 종합하면 주택금융공사는 지난달 29일 사외이사 2명을 새로 선임했다. 2명 모두 여권과 관계한 경력을 가진 인사들이었다.

신임 신용선 사외이사는 새누리당의 전신인 민주자유당에서 선전국장과 교육원 부원장 등을 지낸 경력이 있고, 함께 선임된 서정환 창신대 경영회계학과 교수는 새누리당 경남도당에서 공천관리위원을 맡은 바 있다.

이밖에 새누리당 소속으로 경남도의회 의원을 지낸 임경숙 사외이사와 여권 대선캠프 활동 전력이 있는 강홍수 사외이사를 포함하면 주택금융공사에는 정치권 관련 인사가 총 4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금융공사가 2014년 말 부산으로 이전한 가운데 부산·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정치권 관계인사가 주를 이뤘다.

최근 사외이사진이 대거 임기 만료를 맞은 신용보증기금도 지난달 29일 사외이사 4명을 새로 선임했다.

신임 사외이사 중 임무성 민주평통자문회의 상임위원은 국회 비서관을 지낸 경력이 있다.

함께 선임된 서보욱 대구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직접적인 정치활동 이력은 없지만 류성걸·유승민 의원,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 등 4·13 총선에서 대구 지역에 출마한 여권 유력 인사들과 고교 동기다.

신용보증기금 역시 주택금융공사와 비슷한 시기에 대구로 본사를 이전했다.

이들 금융 공공기관의 사외이사는 해당 기관의 후보 추천을 거쳐 금융위원장이 임명하도록 돼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후보 추천이 이뤄지기도 전에 특정인이 내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 선임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 보니 정치권 등으로부터 ‘보이지 않는 손’이 강하게 작용하는 것이다.

금융권의 한 인사는 “금융 공공기관들이 혁신도시로 이전한 이후 해당 지역 정치권의 영향력에 휘둘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현실은 금융회사 사외이사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선임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과도 동떨어진 모습이다.

금융위는 지난 2014년 말 “금융사 지배구조의 선진화를 이루겠다”며 모범규준을 내놓고 금융회사들이 준수하도록 한 바 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는 “공공기관의 비상임이사는 선임 절차가 불투명하고 잘못을 해도 책임을 추궁할 실질적인 수단이 없다 보니 전문성 없는 인사들의 낙하산 자리로 전락한 지 오래”라고 비판했다.

그는 “공공기관의 이사 선임 절차를 투명화하고 실효성 있는 책임 추궁 수단을 만들어야 한다”며 “아울러 금융 공공기관도 민간 금융회사에 적용되는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준용해 전문성 없는 인사가 이사로 임명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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