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수장, 추석 연휴 반납…KB임영록 제재안 ‘열공’

금융수장, 추석 연휴 반납…KB임영록 제재안 ‘열공’

입력 2014-09-09 00:00
수정 2014-09-0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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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쟁점은 감독의무 이행 태만·자회사 인사 부당개입

오는 12일 금융위원회의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중징계(문책경고) 결정을 앞두고 금융당국의 수장들이 추석연휴를 반납하고 ‘열공’ 모드에 들어갔다.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정찬우 부위원장은 9일과 10일 광화문, 여의도사무실에 각각 출근해 관련 부서로부터 서류 일체를 넘겨받아 주요 쟁점사항을 숙지했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도 연휴내내 여의도 사무실로 나와 중징계 결정의 타당성을 입증할 논리 등을 점검했다.

금융당국 수장의 이러한 행보는 그동안 KB내분사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고 국민은행을 비롯한 KB금융그룹의 경영안정화를 위해선 임 회장을 둘러싼 제재논란을 조기에 끝내야 한다는 공감대 때문이다.

◇최수현-임영록 논리공방 핵심쟁점은

12일 금융위에서 다룰 ‘주전산기 관련 KB금융지주 검사결과’의 쟁점은 임 회장의 직무상 감독의무 이행 태만과 자회사 임원에 대한 부당 개입 두가지다.

금감원 검사결과와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이 검찰에 제출한 고발장에 따르면 임 회장은 국민은행 주전산기 기종검토에 깊숙히 개입했다.

KB지주는 김재열 전무(CIO) 주도로 외부기관의 컨설팅 보고서를 유닉스(Unix)에 유리하게 작성토록 리스크를 축소하고 IBM메인프레임의 장점을 삭제했다. 이렇게 왜곡된 보고서를 통해 경영협의회(SC)는 작년 10월 31일 기종을 유닉스로 선정했다.

또 벤치마크테스트(BMT) 결과 유닉스시스템 전환 비용이 3천55억원으로 당초 예산 예산(2천64억원)을 크게 초과하자 견적금액을 1천898억원으로 축소해 지난 4월 24일 이사회에 보고함으로써 최종적으로 유닉스 시스템이 낙찰됐다.

금감원은 임 회장이 유닉스시스템 전환을 강력히 추진하면서 이러한 위법·부당행위가 발생했고 직무상 감독의무 이행을 소홀히 함으로써 금융기관의 건전한 운영을 저해했다고 봤다.

임 회장은 또 지난해 하반기 이 전 행장을 불러 4차례에 걸쳐 유닉스시스템 전환에 소극적인 IT본부장을 교체할 것을 요구했고 자신이 추천한 인사를 승진시키도록 했다.

이는 금융지주회사법 50조의 건전경영의 지도기준을 넘어선 것이라는 게 금감원측 입장이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4일 중징계를 발표하면서 “고도의 도덕성을 갖춰야 할 금융인에게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못박았다.

하지만 임 회장측은 “금융지주 회장으로서 당연히 자회사의 인사나 IT 시스템 교체에 관여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이를 부당한 개입이라고 보는 건 지나치게 자의적이다”라고 주장한다.

제재심도 전산시스템 변경이 은행 이사회와 경영진의 마찰로 지주 회장으로서 개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고 인사 개입 등을 부당개입으로 보기 어렵다는 임 회장측의 이러한 소명을 상당히 수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 회장은 이외에도 KB의 조기 경영안정에 노력하겠다는 뜻을 호소한다는 전략이다.

◇금융권 “둘 중 하나는 죽는 싸움”…결과·여파에 촉각

금융위 내부에서는 일단 최 원장의 중징계 결정에 대한 당위성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여론이 들끓을 만큼 내분사태가 KB에 대한 국민의 신뢰 실추를 낳았고 향후 현 경영진으로서는 경영안정이 쉽지 않다는 시각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다른 일각에서는 제재심의 당초 경징계 결정에 무리가 없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금융권은 12일 금융위 의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징계 결정이 유효하다고 판단되면 임 회장에 대한 사퇴압박은 커질 것으로 보이나 반대의 경우 KB사태는 전혀 다른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큰 탓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 의결 결과에 따라 최수현 원장, 임영록 회장 둘중 하나는 물러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KB에서 촉발된 싸움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징계가 나더라도 임 회장에게는 이의신청, 행정심판, 행정소송 등 구제절차가 남아있다.

임 회장은 앞서 4일 자신에 대한 징계가 한 단계 상향되자 “적절한 절차를 통해 정확한 진실이 명확히 규명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권리구제 절차를 밟을 뜻을 밝힌 바 있다.

소송으로 갈 경우 임 회장을 둘러싼 금융당국과의 공방은 지루한 법정다툼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여 금융권의 피로도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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