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환율전쟁 조짐… 칸 “가능성 있다” 경고

한·미 환율전쟁 조짐… 칸 “가능성 있다” 경고

입력 2013-11-01 00:00
수정 2013-11-01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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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환시장 개입에 美재무부 노골적 불만… 정부는 “우리 방식대로”

최근 원·달러 환율이 가파른 하락세(원화 가치의 상승)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 간에 환율을 둘러싸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미 재무부가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자 우리 정부는 “우리 방식대로 할 것”이라고 맞섰다. 상황에 따라 환율전쟁 양상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보인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연합뉴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연합뉴스
미국 정부는 30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한 주요 교역국의 경제·환율 정책 반기 보고서에서 한국과 일본의 외환시장 정책을 공격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원화가 경제 펀더멘털보다 2~8% 저평가됐다고 전제하면서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은 예외적인 경우에만 이뤄져야 하며 외환시장 개입 이후에는 내용을 즉시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의 주원인 중 하나인 경상수지 흑자폭을 줄이라고 요구했다. 외환시장 개입을 자제하고 내용을 공개하라는 것은 미 재무부의 일관된 요구사항이었지만 경상수지 흑자에 대한 문제 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 정부는 미국 측 입장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31일 “우리는 우리의 갈 길을 가는 것이고 우리의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환율이 일방적으로 쏠림현상이 있으면 경제 충격이 크기 때문에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054.3원으로 연저점을 경신한 지난 24일 기재부와 한국은행은 공동명의의 구두 개입을 통해 “정부와 한은은 최근 원·달러 환율의 일방적인 하락 움직임이 다소 과도하다고 본다”면서 “당국은 과도한 쏠림이 계속되면 이를 완화하기 위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도미니크 스트로스칸(64)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이날 미국의 양적완화(경기부양을 위해 시중에 돈을 푸는 것) 축소가 현실화되면 전 세계적으로 ‘환율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트로스칸 전 총재는 서울 중구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창립 20주년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환율전쟁을 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양적완화가 축소되면 많은 자본이 미국시장으로 다시 흘러들어 가면서 신흥국들이 영향(자본 유출)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신흥국에 투자됐던 달러가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면 신흥국은 달러화가 줄면서 환율이 오르게 되고 그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인위적인 외환시장 개입을 하게 될 것이라는 논리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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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0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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