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상위 10대 기업 법인세 감면받고도 투자 않고 곳간에 쌓아둬

매출 상위 10대 기업 법인세 감면받고도 투자 않고 곳간에 쌓아둬

입력 2013-10-18 00:00
수정 2013-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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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오석 부총리 ‘법인세율 단일화’ 발언 문제점은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국정감사에서 밝힌 ‘법인세율 단일화’는 지향점이 대기업의 세 부담 경감이다. ‘부자 감세’에 대한 논란은 제쳐두고라도 당장 세수 부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논란을 부르고 있다. 특히 지난 정부에서 대기업의 법인세 부담을 크게 낮췄는데도 실제 효과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정부가 법인세율 단일화를 실제 추진할 경우 형평성은 물론 타당성에 대한 비난도 빗발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의 법인세 감면은 대기업에 집중돼 있다. 최재성 민주당 의원이 17일 기재부 국감에서 밝힌 데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등을 포함한 매출 상위 10대 기업(공기업·금융기업 제외)의 법인세 공제액은 2009년 1조 2102억원에서 2012년 2조 4190억원으로 3년 만에 2배가 됐다. 지난 이명박 정부 5년(2008~2012년)간 10대 기업의 법인세 공제액은 9조 4559억원에 이른다. 수익이 많은 10대 기업의 법인세율은 가장 높은 22%지만 임시투자세액공제 등의 각종 감면으로 실제 실효 세율은 지난해 13.0%에 불과했다.

반면 이들 10대 기업이 보유한 현금 자산(현금 및 1년 이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올 6월 기준 58조 5791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말 49조 5622억원에 비해 불과 6개월 새 18.2%(9조 169억원)나 증가했다. 현금 자산은 기업들이 투자하지 않고 기업 내부에 쌓아둔 자금이다.

홍종학 민주당 의원은 “참여정부 5년(2003~2007년)간 국민 총소득은 6.3% 증가했고, 기업 소득과 가계 소득은 각각 6.6%, 6.1% 성장했다”면서 “하지만 이명박 정부 5년간 국민 총소득이 5.6% 증가할 때 기업 소득은 8.7% 높아졌지만 가계 소득은 4.8% 오르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수 비중이 3.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상위 5위에 이를 정도로 법인세 부담이 높다는 정부의 주장에도 반론이 제기됐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법인세 감면을 적용하면 부담은 OECD 29개 국가 중 하위 6위”라면서 “지난해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법인세 실효세율은 각각 16.3%, 15.8%로 미국 애플(25.2%), 일본 도요타(39.3%)보다 낮다”고 주장했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재정적자가 계속 커지는 상황에서 법인세율 단일화를 하면 대기업의 세율은 낮아지는 한편 세수는 줄어들게 된다”면서 “세율을 낮췄을 때 대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근로자와 중소기업도 혜택을 보는 ‘낙수 효과’가 나타나면 좋지만 투자를 꺼리는 대기업들을 감안할 때 이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법인세율 단일화는 대기업에 대한 세제상 지원까지 포함해서 조정해야 한다”면서 “또 법인세 단일화는 증세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인데 결국 재정적자를 후세에 미루는 것이기 때문에 재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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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1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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