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유일 농협 ‘승진고시’ 내년부터 폐지

금융권 유일 농협 ‘승진고시’ 내년부터 폐지

입력 2013-01-09 00:00
수정 2013-01-09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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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반발 변수… 3월 결론

금융권을 통틀어 농협에만 남아 있는 ‘승진 고시’가 이르면 내년부터 사라질 전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 최근 노·사 인사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1996년 도입된 과장(4급) 승진시험을 폐지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예전에는 4급이 대리였다. 농협의 승진 시험은 워낙 경쟁이 치열하고 어려워 ‘고시’로 불렸다.

승진시험 폐지는 ‘일하는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신동규 농협금융 회장의 강한 소신이 반영된 산물이다. 승진 시험은 인사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하는 장점도 있지만, 조직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단점도 있다. 신 회장은 “수익을 내야 하는 금융회사가 시험 성적 순으로 승진시키는 것은 문제”라고 공·사석에서 여러 차례 말했다.

노조의 반발이 변수다. 허권 노조위원장은 “승진 시험이 없어지면 ‘연줄’에 의한 승진 등 또 다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지나치게 실적 경쟁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허 위원장은 그러나 “승진시험이 자격시험과 임용시험으로 나뉘어 있다 보니 직원들의 불만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면서 “시험을 통과하고도 승진하지 못하는 직원이 2500명에 이르는 등 문제가 없지 않아 제도 개선의 필요성은 있다”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노사는 3월 중에 공청회 등을 열어 최종 결론을 낼 계획이다. 경과 기간을 둘 수도 있다. 승진 시험은 증권을 제외한 은행·보험 등 농협금융의 모든 계열사에 적용된다. 농협중앙회 직원들도 피해갈 수 없는 관문이다. 농협은행의 한 직원은 “오는 20일에 올해 승진 시험이 있는데 ‘시험 잘봐 승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여기고 아예 고시원에 들어간 직원도 있다”고 전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3-01-0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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