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쭈꾸미 어민들 어획량 급감 한숨 왜?

[뉴스&분석] 쭈꾸미 어민들 어획량 급감 한숨 왜?

입력 2012-09-15 00:00
수정 2012-09-15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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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낚시·선상라면… 주꾸미 씨가 마른다

주꾸미가 사라지고 있다. 재미로 하는 ‘거미 낚시’와 별 생각없이 끓여먹는 ‘주꾸미 라면’이 주범이다. 거미는 주꾸미 치어를 뜻한다. 어린 주꾸미의 생김새가 거미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몇 년 전부터 가을마다 서해안에는 거미 낚시 인파가 줄을 잇고, 직접 잡은 ‘거미’를 넣어 배 위에서 끓여 먹는 라면이 큰 인기다. 이 바람에 다 큰 주꾸미 어획량이 급감하고 있어 어민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수산당국은 주꾸미 산란기를 아예 주꾸미 낚시 금지기간으로 정하는 방안 등을 심각하게 검토 중이다.

14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주꾸미 어획량은 2009년 4285t에서 지난해 2596t으로 2년 새 39.4%나 줄었다. 주꾸미 어획량이 가장 낮았던 1996년(3709t)보다도 훨씬 적다. 주꾸미 어획량이 3000t 밑으로 떨어진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는 것이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유사 어종인 낙지의 2009~2011년 어획량이 6445~7013t으로 별 차이가 없는 것과 비교해도 주꾸미 급감은 매우 이례적이다.

●2년 새 주꾸미 가격 두 배 껑충

이는 어민들의 손실로 이어진다. 주꾸미 어업생산액은 2009년 520억원에서 지난해 381억원으로 감소했다. 어업 손실이 139억원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주꾸미가 귀해지면서 가격도 오르고 있다. 서울시농수산물공사에 따르면 주꾸미 가격은 5㎏ 한 상자당 이날 현재 평균 1만 7000원에 거래됐다. 전날보다 25% 올랐다. 주꾸미가 가장 맛있어 가격이 가장 비싼 3월과 비교하면 가격 급등세가 더 두드러진다. 2010년 3월에는 한 상자에 3만원이었으나 올 3월에는 5만 3000원까지 올랐다. 2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뛴 셈이다. “그마저도 없어서 못 판다.”고 식당 주인들은 아우성이다.

권대현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 박사는 “2년 전부터 9~12월에 충남 태안·서산·서천 등 서해안 일대에서 거미 낚시가 큰 유행”이라면서 “어린 주꾸미를 마구잡이로 잡아들이는 바람에 본격적인 주꾸미 생산철인 3월에도 주꾸미를 잡을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산과학원은 이달 안에 서해안 일대의 유어(遊漁·재미로 하는 낚시) 실태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가을이면 서해안 포구에 낚시인파 인산인해

충남도청에 따르면 주꾸미 낚시꾼은 서해안 포구당 주중 200~300명, 주말 2000~3000명 정도다. 한 사람이 한 번에 적게는 5~6㎏, 많으면 20㎏ 이상씩 새끼 주꾸미를 잡아간다. 5만원에서 10만원만 내면 초보자도 쉽게 낚시를 할 수 있는 데다, 최근에는 주꾸미 낚시 인터넷 예매 사이트까지 생겨 주꾸미 낚시 인구가 급증하는 추세다. 충남도청 수산과 관계자는 “서해안 포구마다 밤낮을 안 가리고 주꾸미 낚시를 하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라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주꾸미 낚시에 쓰이는 추에 대부분 납 성분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납 성분 허용치를 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주꾸미 낚시 특성상 추가 끊어지는 일이 빈번해 주꾸미뿐 아니라 다른 해양자원 오염도 심각하게 우려된다는 것이 자치단체들과 어민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재미로 하는 도시인 낚시에 어민들 죽어난다”

떨어진 낚시추가 어민들의 그물에 걸리는 것도 큰 문제다. 43년째 충남 서천에서 꽃게·주꾸미 잡이를 하는 어민 김영규(66)씨는 “끊어진 낚시추가 어구에 걸리면 그 부분을 아예 가위로 잘라내야 하기 때문에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면서 “걸린 낚시추를 모아 보면 하루에 한 대야는 충분히 나온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이대로 계속 가면 주꾸미 씨가 마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남 보령에서 36년째 어업을 하는 김상태(50)씨도 “어민들은 교육을 받아서 치어는 잡아도 놔주는데 도시 낚시꾼들은 아무리 계몽해도 말을 듣지 않는다.”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주꾸미 낚싯배로 장사하는 사람들도 죄다 도시인들”이라면서 “도시인들의 낚시 놀이에 소득이 40% 이상 줄었다.”고 울상지었다.

강인구 농식품부 어업정책과장은 “법령이나 지방자치단체 조례를 고쳐 산란기에는 주꾸미 낚시를 못하도록 하는 등 관련 대책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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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15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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