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노동조합이 29일 오전 업무 현장에 복귀했으나 노사 갈등이 해결되지 않아 업무 정상화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제일은행 노조 2천600여명은 이날 오전 9시30분에 일제히 400여개 지점에 출근해 업무 준비에 돌입했으나 정작 일선 현장에 투입되지는 못했다.

사측은 400여개 지점 가운데 폐쇄한 42개 지점에 대해서는 이날 문을 열지 않았다.

제일은행 관계자는 “현재 노조가 부분 파업을 하겠다는 등 복귀해 어떤 행동으로 나올지 알 수 없어 기존 지점만 열고 그동안 폐쇄된 지점은 당분간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일선 업무 또한 당분간 노조원에게 맡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측은 노조원들이 두 달여 동안 파업 후 복귀했다는 점을 감안해 29일에는 업무 현황에 대한 설명 등에 집중했다. 또 오는 31일 노조가 하루짜리 파업을 하기로 예정돼있어 당분간 노조원을 지점의 업무 현장에 넣지는 않기로 했다.

이날 제일은행 지점에는 유니폼이 아닌 노조 단체 티셔츠를 입은 노조원이 일부 보였으나 특별한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노조는 사측이 폐업을 그만두겠다는 소감문을 쓰는 노조원에 한해서만 영업 일선에 투입하려고 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장장환 금융노조 조직부위원장은 “오늘 오전에 노조원들이 모두 출근했는데 은행 측이 고객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소감문을 작성하지 않으면 일선에서 일하지 못하게 하는 등 단호한 조치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노조의 복귀에도 노사간 갈등이 줄어들지 않음에 따라 제일은행 고객의 불편은 당분간 지속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우선 사측에서 노조의 복귀 뒤 강경 행동을 우려해 영업 현장에 배치하기 어려운데다, 노조 또한 자사 은행상품 불매 운동과 점심때 일제히 자리 비우기 등의 태업을 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노조는 오는 31일에 하루짜리 파업을 다시 하기로 해서, 노조가 복귀했으나 은행 업무는 당분간 기존 비조합원들이 하는 형태가 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더구나 노조에서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거나 중간에 회사로 돌아온 노조원 100여명에 대해 노조 조합원 제명 등의 징계를 할 계획인데, 이 부분에 대해 사측은 사내 갈등을 유발한다면서 강력히 만류하고 있다.

장 부위원장은 “일단 노조가 복귀한 상황이니 출근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며 오는 31일 파업은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