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인수총력 2제] 현대그룹 “옛 사주에 우선 매수권을”…채권단 “검토”

[현대건설 인수총력 2제] 현대그룹 “옛 사주에 우선 매수권을”…채권단 “검토”

입력 2010-10-22 00:00
수정 2010-10-22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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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채권단은 21일 현대그룹이 요청한 우선매수청구권과 관련해 이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채권단과 인수·합병(M&A)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현대그룹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럴 경우 현대그룹은 법적 소송 등을 통해 강경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최근 현대건설 매각주간사인 메릴린치증권 서울시점에 우선매수청구권 요청서를 제출했다. 부실 책임 정도 및 사재출연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사후 평가해 옛 사주에게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할 수 있다고 규정한 ‘채권금융기관 출자전환 주식 관리 및 매각 준칙’에 따른 것이다.

현대그룹이 우선매수청구권을 얻게 되면 채권단은 본입찰에서 현대차그룹이 현대그룹보다 높은 가격을 써내더라도 현대그룹에 인수 의향을 먼저 물어봐야 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자금력에서 월등히 앞선 현대자동차그룹을 견제하기 위해 현대그룹이 묘안을 짜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증권사 M&A 전문가는 “현대건설의 인수가는 3조 5000억~4조원으로 예상되는데 현대자동차그룹이 4조 50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한 반면 현대그룹은 최대 2조원을 확보한 상태”라면서 “자금력에서 밀린 현대그룹이 우선매수 권리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입찰 절차에 따라 매각주간사를 통해 현대그룹의 요청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회의적인 입장이다. 현대건설 최대주주인 정책금융공사 유재한 사장은 “법률적 검토를 통해 현대그룹의 요청을 살펴보겠지만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선매수청구권이 성립하려면 지분 인수과정에서 사전계약이 있어야 한다. 지난 8월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한 현대중공업의 경우 2003년 아부다비국영투자회사(IPIC)에 오일뱅크 지분 20%를 넘기면서 향후 IPIC가 오일뱅크 지분을 매각할 때 현대계열사에 우선매수권을 부여한다는 조건을 붙였고, 이 권리를 인정받았다.

현대건설 매각주간사 관계자도 “현대그룹이 2001년 채권단에 현대건설을 넘길 때 우선매수청구권을 주장했다면 모르지만 매각 도중에 이런 권리를 요청해서 받아들여진 선례는 없다.”고 말했다.

현대그룹 측은 “비밀유지확약서에 따라 어떤 사실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선매수청구권 요청이 무산되면 법적 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더라도 소송 결과에 따라 인수를 무효화할 수 있도록 현대그룹이 법적 검토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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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2010-10-2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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