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대 침대 5㎝·세탁기 10㎝↑
고정적인 사이즈를 버리고 키 높이에 맞추는 생활용품이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7세 남성을 기준으로 1965년 163.7㎝이던 평균 신장이 2004년에는 173.6㎝로 커졌다. 날이 갈수록 한국인들의 체격은 커지고, 좌식보다는 입식 생활에 익숙한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LG전자 ‘트롬 프리업’은 주부들이 드럼세탁기를 사용할 때 허리와 무릎을 굽혀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개발했다. 결과적으로 드럼 출입구 중심을 기존 모델보다 18.5㎝ 높인 70㎝로 올려서 새 모델을 내놨다. 이렇게 해서 생긴 세탁기 아래에는 운동화를 말릴 수 있는 서랍식 공간을 마련했다. 슈즈케어 기능이다. 세탁기 버튼도 기존 모델보다 10도 정도 기울였는데, 역시 키가 커진 주부들을 위한 배려다.
한샘 생산기술연구소 김홍광 부장은 21일 “1970년대 800㎜였던 표준 부엌 가구 조리대 높이가 1980년대 들어 800㎜와 850㎜로 높아졌다. 1990년대 들어서는 800㎜ 체계가 사라지고 지금은 850㎜까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한샘은 현재 싱크대 표준 높이를 872㎜로 정했다. 하지만 실제로 시공할 때 50㎜ 안팎으로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다. 키가 156~159㎝라면 850㎜의 높이가 적당하고, 키가 5㎝씩 커질 때마다 10㎜씩 싱크대 높이를 높이는 게 사용하기에도 편하고 허리나 무릎을 덜 아프게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리바트의 주방가구 리첸은 900㎜로 높이를 더 키운 ‘하이리빙’ 시리즈를 내놓는데, 남자들의 가사 활동이 많아진 점을 겨냥했다. 일종의 ‘파파 마케팅’인 셈이다.
최근에는 생활용품의 키를 키우는 것을 넘어 키를 조절할 수 있는 제품들이 많아졌다. 에이스침대 등이 높이를 50㎜씩 키운 게 1990년대 말인데, 이후부터 높아진 가구와 용품들을 사용하기 편하게 만드는 장치 개발이 이어져 왔다.
LG화학의 주방가구 브랜드 지인의 ‘무빙 수납장’은 가장 아래에 위치한 서랍장을 발 디딤판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10㎝ 정도 높이의 서랍장을 만들어 성인이 딛고 서면서 동시에 주방용품을 보관할 수 있게 했다.
아메리칸스탠더드가 선보인 ‘높낮이 세면대’는 사용자 키에 맞춰서 세면대 높이를 조절하게 했다. 세면대 옆에 설치한 레버를 좌우로 돌려서 세면대 높이를 조절한다. 아메리칸스탠더드 마케팅팀 차영리 대리는 “높낮이 세면대의 경우 4~10세 이하의 어린아이나 노약자가 있는 가정에서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높낮이 싱크대’도 있다. 높낮이에서 나온 이 제품은 수돗물 수압을 이용해 밸브를 조작해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게 했는데, 남성과 여성이 설거지를 번갈아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10㎝ 정도 높이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게 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2009-08-22 1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