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시장 1위가 물가불안 부채질

음료시장 1위가 물가불안 부채질

입력 2009-08-17 00:00
수정 2009-08-17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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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17억원의 과징금 철퇴를 맞은 롯데칠성음료는 가격 담합을 지능적으로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격 안정에 노력해야 할 시장 1위 업체가 오히려 물가 불안을 부채질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 일각에서는 ‘제2롯데월드 건립 허가 등 현 정권의 최대 수혜그룹이 정작 정부 시책(물가안정)은 나몰라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롯데칠성은 롯데그룹의 계열사다.

●가격 인상 답안지 미리 돌린 지능적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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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정위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지능적인 담합행위’라는 자극적인 표현을 썼다. 이들 음료 업체가 롯데칠성을 중심으로 사장부터 말단 직원까지 모두 동참, 사전 모의를 통해 음료수 가격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담합의 발단은 지난해 1월에 열린 청량음료협의회다. 이는 음료업계 사장단 모임이다. 이 자리에서 사장단은 ‘롯데칠성이 가격 인상 한달 전쯤에 칠성사이다 등 자체 가격인상안을 관련 업체에 돌리고, 다른 업체들은 롯데칠성이 실제로 가격을 올린 뒤 그에 맞춰 가격을 올리기로’ 합의했다. 롯데칠성 인상안이 가격 담합의 기준이 된 셈이다. 이는 나중에 담합 시비가 불거지더라도 “1위 업체가 가격을 올려 어쩔 수 없이 따라 올렸다.”는 구실을 만들 수 있다.

실무진 역시 가격 담합을 위해 수시로 가격과 매출, 실적, 신제품 등을 교환한 것으로 밝혀졌다.

청량음료협의회 회원이 아닌 코카콜라 측과는 전화나 메신저, 이메일 등으로 관련 자료를 주고받았다.

이를 통해 해당 업체들은 지난해 2월부터 1년간 한번에 5~10%씩 가격을 인상했다. 롯데칠성, 해태음료, 웅진식품 등 3개사가 담합을 통해 가격을 올린 제품의 매출액은 7283억원에 이른다. 이와는 별도로 롯데칠성과 해태음료는 2008년 말 설 명절 선물로 많이 나가는 1.5ℓ병 주스제품 가격을 9.1~14.3% 올리기도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가격담합은 1등 업체가 가격인상안을 만들어 돌리는 지능적인 방식으로 이뤄져 담합을 입증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털어놓았다.

●올초 관련보고에 靑 불편한 심기

이번 담합대상이 생활물가와 직결되는 음료수라는 점에서 정부의 태도는 매우 강경하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물가 인상분 가운데 음료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5% 정도 될 것으로 분석한다. 더욱이 식음료는 공정위가 올해 초 5대 중점감시 분야 중 하나로 예의주시하는 분야다. 롯데칠성 등에 비교적 높은 200억원대의 과징금이 부과된 것은 이런 속사정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올해 초 청와대에 ‘롯데칠성이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정권이 (제2롯데월드 등을) 신경써 줬음에도 정작 필요할 땐 하나도 양보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롯데그룹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롯데칠성은 초상집 분위기다. 지난해 순익(590억원)의 거의 3분의1이나 되는 엄청난 과징금을 맞은 데다 검찰 고발까지 당했기 때문이다. 공정위 조치가 워낙 강해 이렇다할 해명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공정위의 공식 제재안을 받는 대로 회사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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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걸 홍희경기자 douzirl@seoul.co.kr
2009-08-1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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