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주저하다 타이밍 놓친다”

“설비투자 주저하다 타이밍 놓친다”

입력 2009-08-06 00:00
수정 2009-08-06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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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가동률 77%로 상승… 정부도 “지금이 투자 적기”

대내외 경제사정이 빠르게 호전되면서 극심한 침체를 거듭해 온 기업 투자 관련 지표에 일제히 청신호가 켜졌다. 이미 설비투자가 전월 대비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한 가운데 향후 투자 확대의 필요성 또한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변화하는 경기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가는 적절한 투자 타이밍을 놓치게 될 것이라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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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통계청에 따르면 설비투자 확대의 필요성 여부를 나타내는 지표인 설비투자 조정압력은 지난 6월 -3.7%포인트로 지난해 9월 경제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지표는 제조업 생산지수 증가율에서 제조업 생산능력지수 증가율을 뺀 것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기업들이 생산 증가율을 따라잡기 위해 설비를 확충할 필요가 크다는 것을 뜻한다.

●투자압력지수 작년 9월이후 최고

작년 9월 1.3%포인트였던 설비투자 조정압력은 10월 -5.9%포인트로 떨어진 뒤 11월(-17.9% 포인트) 이후 7개월 간 두 자릿수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아직 절대수치 자체는 마이너스에 머물러 있지만 상승 추이만큼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가파르다.”면서 “6월 설비투자 규모가 전년 동월 대비로는 5.6% 감소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9.5% 증가한 것도 이런 분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올 1월 61.4%까지 떨어졌던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4월(71.5%) 70%대를 회복한 데 이어 6월에는 76.5%까지 상승하며 지난해 9월(77.3%) 수준을 회복했다. 일반적으로 가동률이 80%를 넘어서면 설비투자 확대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단계로 인식된다.

해외에서도 지난달 미국과 유로권의 제조업 생산 관련 지수가 각각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앞으로 국내 수출 등에 미칠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설비투자 확대가 경기 회복에 촉매 역할을 하기를 바라는 정부는 선제적인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의 소비가 빠르게 살아나고 중국이 설비투자를 대규모로 늘리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특히 중국이 올 2·4분기에 기록한 7.9%의 높은 성장률은 상당 부분 고정자산 투자에 기인한 만큼 우리 기업들도 경기 회복 이후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설비투자 확대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호전된 지표만 믿기엔 찜찜?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도 “글로벌 위기 이후 나타났던 불확실성이 대부분 해소됐기 때문에 기업들이 투자를 주저할 만한 이유가 사실상 사라졌다.”면서 “그동안의 조정 국면으로 재고가 많이 줄어있는 상황에서 국내외 수요 확대에 발빠르게 대응해 생산으로 바로 연결시키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상무(거시경제실장)는 “수요가 늘고 가동이 완전 정상화되는 등 확실한 시그널이 나오기 전까지는 기업들이 설비 투자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기업들이 불확실성에 대해 어느 때보다 민감하기 때문에 당장의 호전된 지표만 믿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2009-08-0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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