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공기업엔 사실상 의무사항”

노동계 “공기업엔 사실상 의무사항”

입력 2009-05-29 00:00
수정 2009-05-29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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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협약 다년 자동갱신 추진 파장

통상 1년인 임금협약의 체결 단위를 정부가 다년(多年)간 계약으로 전환키로 함에 따라 상당한 사회적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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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노동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경영계는 두 손 들어 환영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전체 노사간 힘겨루기로 비화할 조짐도 보인다.

노동계는 28일 노사 자율의 임금과 자치규칙 결정이라는 절대원칙에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려 든다고 비난했다.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앞세운 현 정부의 사측 중심 노동정책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런 반발을 의식해 다년 임금협약을 각 사업장에 강제하는 것은 아니고 노사 합의에 따라 자율적으로 따르도록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민간기업은 몰라도 공기업들은 사실상 ‘의무이행’에 가까운 부담을 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정부가 공기업에 행정지도 및 가이드라인으로 다년 임금협상 체결을 권고하더라도 공기업은 이를 거부할 수 없어 노사간 큰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계는 다년 임금협상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임금은 물가상승률, 동종업계 임금수준 등 미리 정해진 수치만 갖고 예측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생산성 및 물량 변화, 작업환경 변화 등 조건은 사업장마다 모두 다르다.”면서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노사가 머리를 맞대야만 나오는 게 임협 결과인데 지나치게 기계적인 대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업건수 및 근로손실일수(파업근로자수와 파업일수를 곱한 것)가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에서 이런 방침을 마련한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노동계는 주장한다. 파업건수는 2004년 462건에서 지난해 130건으로 줄었고 근로손실일수도 같은 기간 119만 8779일에서 80만 9402일로 감소했다는 것이다.

재계는 정부 방침을 환영하며 임협과 단협을 ‘2년에 한번’ 열도록 한 노사관계법 조항을 ‘2년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파업으로 인한 금전손실뿐 아니라 거래선에 대한 부정적 영향, 기업 신뢰도 하락 등을 고려할 때 임협 지속기간을 늘리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특히 노사가 합의할 때에만 다년 계약을 하도록 할 게 아니라 이를 강제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정부가 개발 중인 ‘다년 임금협상 체결 모델’과 유사한 COLA(Costs of Living Adjustments)를 노사가 자율적으로 단체협약에 넣은 후 이 모델에 따라 생계비 조정을 해 임금인상률을 정하고 있다. 일본, 호주 등은 최소 3년에 한번씩 열도록 하고 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2009-05-2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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