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박펀드’ 여파… 작년 금융부채 802조
가계 빚 상환 능력이 사상 최악으로 떨어졌다. ‘쪽박펀드’ 등으로 금융자산 증가액이 가계빚 증가액을 쫓아가지 못한 탓이다. 가계부채 증가액에서 금융자산 증가액을 뺀 ‘금융잉여’가 지난해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금융잉여 사상 첫 마이너스
지난해 전체 금융부채는 802조원으로 전년(743조)보다 7.9% 늘었다. 이는 가처분소득의 1.4배다. 금융부채를 가처분소득으로 나눈 배율 역시 2002년(1.21배) 이후 가장 높다. 부동산 등 자산가격 변동을 감안한 실질 금융부채는 538조 6000억원으로 전년(474조 1000억원)보다 13.6% 늘었다. 이에 따라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2007년 43.3%에서 2008년 47.8%로 올라가 자산 처분 없이 금융부채를 갚을 수 있는 능력이 크게 약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저금리 추세가 이어지면서 가처분소득 대비 지급이자 비율은 올해 5.8%로 지난해 7.5%보다 떨어질 것으로 추정됐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7년말 현재 0.76배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0.70배)보다 다소 높았다. 25개 회원국 가운데 11위다.
●서울 집값 美·英처럼 될라
보고서는 서울지역의 주택가격이 과대 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서울지역 주택가격 지수를 명목 GDP 지수로 나눈 배율은 2001년 저점 대비 61.2%로 나타났다. 이는 1995∼2008년 평균에 비해 25%가량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경우 2008년 말 현재 이 배율은 1997년 저점보다 다소 높지만 1995∼2008년 평균치는 밑돌고 있다. 영국은 2007년 하반기 이후부터 이 배율이 빠르게 떨어지면서 장기 평균 수준에 근접했다.
전세가격 대비 매매가격 비율은 전국 기준으로 2001년 이후 완만하게 상승하는 추세다. 다만 서울지역 배율은 올 3월 현재 2.6배로, 1999∼2008년 평균 2.0배보다 훨씬 높다. 따라서 서울지역의 집값 하락 압력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경기침체에 따른 가계의 소득여건 악화, 미분양 주택 누적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 주택가격은 미국과 영국처럼 장기에 걸쳐 큰 폭의 하락세를 지속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김 차장은 “우리나라의 주택가격은 1999년부터 10년간 3배 가까이 상승한 이후 2008년 10월부터 뚜렷한 하락세로 돌아섰다.”면서 “전반적인 실물경기 침체, 글로벌 주택가격 하락 등과 맞물려 앞으로 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2009-04-2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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