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막힌 공장들, 경매 내몰린다

돈줄막힌 공장들, 경매 내몰린다

입력 2009-03-20 00:00
수정 2009-03-20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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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T) 부품업체로 한때 잘나가던 L사는 인천 남동구 고잔동 공장을 지난 5일 경매로 날렸다. 169억원의 빚을 갚지 못하자 채권 금융기관이 경매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감정가는 98억 2613만 8400만원이지만 두 번의 유찰을 거쳐 51억 8700만원에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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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불어닥친 실물경제 침체 여파로 공장들이 경매로 팔려가고 있다. 경매에 부쳐져도 첫 입찰에 응찰자가 없어 몇 차례 유찰되면 감정가의 절반 이하로 헐값에 낙찰된다. 공장뿐 아니라 아파트도 경·공매 물건이 넘쳐나고 있고, 빌딩 매물도 늘어났다.

19일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와 경매전문 지지옥션 등에 따르면 이달 전국적으로 537건의 공장 경매가 이뤄졌거나 이뤄질 예정이다. 이달에 새로 나온 공장 경매만 159건에 이른다. 지난 1월(107건)보다 52건(48.5%), 지난달(139건)에 견줘 20건(14.3%)이 각각 증가한 것이다. 하루 평균 전국에서 5개의 공장이 경매에 부쳐지는 셈이다.

수도권에서는 이달에만 178건의 공장이 경매로 넘어갔다. 이미 16일까지 111건이 경매에 부쳐졌고, 이달 말까지 67건이 추가로 경매에 부쳐진다. 이 가운데 신건은 47건으로 수도권에서 하루 평균 1.5개의 공장이 경매에 부쳐지고 있다. 경매 외에 세금을 내지 못해 공매로 팔려가는 공장도 적지 않다. 수도권에서만 지난달에 179개 공장이 공매로 주인이 바뀌었다.

강은 지지옥션 홍보팀장은 “공장 경매는 경기와 직결돼 있어서 실물경제의 잣대다.”면서 “공장 경매 증가 추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내 빌딩 매물도 넘쳐나고 있다. 각 기업이 구조조정 매물을 속속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구 충무로 극동빌딩, 강남구 역삼동 풍림산업 빌딩과 ING생명 빌딩, 아주산업 빌딩, 강남역 신성건설 빌딩, 월드건설 빌딩 등 최소 40여개 빌딩이 매물로 나와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5000억원에 못 미쳤던 빌딩 시장 규모도 4조원대로 늘어났다.

하지만 아직은 팔려는 가격과 매수희망 가격 사이에 호가 차이가 커서 실제 거래로 이뤄지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2분기부터는 가격이 내려가면서 거래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홍순만 신영에셋 이사는 “많은 빌딩이 매물로 나오지만, 호가가 높아서 거래는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일본계 등 외국자본이 국내에 많이 들어와 있어서 국내 기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2분기쯤에는 거래가 제법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아파트 경매 물건도 급증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에만 전국적으로 7779건의 아파트가 경매물건으로 등록됐다. 이는 전달(5075건)보다 53.2%(2704건), 지난해 같은 달(3920건)과 비교해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가계 부실 심화로 경매물건은 늘어났지만, 낙찰이 되지 않아 갈수록 물건이 쌓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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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2009-03-2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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