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각 증권사들이 기업분석 보고서에 담는 투자의견을 기존 5단계에서 3~4단계로 슬그머니 축소 조정했다. ‘매도’ 의견이 배제된 것이다. 따라서 증권사들의 보고서에 담긴 투자의견을 액면 그대로 믿고 투자에 나설 경우 자칫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각 증권사들은 ‘적극매수-매수-중립-비중축소-매도’ 등 5단계의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국내 33개 증권사 가운데 HMC투자증권·유진투자증권·SK증권·IBK투자증권 등은 ‘적극매수-매수-중립-비중축소’ 등 4단계로, 나머지 증권사는 ‘매수-중립-비중축소’ 등 3단계로 전환했다. 증권사마다 표현 방식에서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그동안 형식적으로나마 유지했던 ‘매도’ 의견을 보고서에서 아예 뺀 셈이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지난 1~2월 두 달간 33개 증권사가 내놓은 기업분석 보고서 3583건을 분석한 결과, ‘매도’ 의견은 1건도 없었다. ‘비중축소’ 의견도 고작 6건(0.17%)에 불과했다. 반면 ‘적극매수’ 29건(0.81%), ‘매수’ 2706건(75.52%), ‘중립’ 842건(23.50%) 등 해당 기업의 주식을 사거나 적어도 팔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전체의 99.83%를 차지했다.
증권사들이 ‘매도’라는 단어를 까맣게 잊은 사이 종합주가지수는 같은 기간 1157.40에서 1063.03으로 8% 이상 빠졌다. 지난 두 달 동안 개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 383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들은 2조 2946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증권사들의 이같은 행태는 투자자보다는 기업들의 눈치를 지나치게 많이 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2009-03-1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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