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재정·이 총재 발언따라 환율·금리 급등락
경제정책과 금융시장을 책임지고 있는 당국자들이 시장의 자율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책임한 발언을 일삼아 외환·채권시장을 혼란시키고 있다.이 때문에 환율 등 경제지수에 민감한 수출·수입업체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몰라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먼저 새 정부 출범 후 ‘성장론자’인 기획재정부의 강만수 장관과 최중경 제1차관은 환율 상승을 용인하고 금리인하를 압박하는 발언을 수시로 쏟아냈다. 여기에 환율·금리의 또 다른 관리자인 한국은행이 물가안정을 내세워 공개적으로 방어에 나섰다. 환율과 금리를 사이에 두고 두 기관의 갈등은 ‘전면전’에 돌입한 양상이다.
최중경 기획재정부 1차관은 26일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를 마친 뒤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급격한 하락은 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한은 이성태 총재가 전날 “환율이 천장을 한번 테스트했다.”고 발언한 뒤 원·달러 환율이 20원이나 급락해 977원까지 하락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최 차관은 또 “환율 급변동이 없다는 것은 환율 급변동이 있으면 정부가 반드시 개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강만수 장관은 “경상수지는 악화하는데 환율은 절상되면서 우리 경제가 외환 위기를 맞았다.”면서 “현재도 경상수지는 악화되는 상황인데 환율은 가장 높을 때와 낮을 때를 비교하면 45%가량 절상됐다.”고 환율 부양을 용인하는 듯한 언급을 했다.
강 장관은 이날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전날 한은 이 총재가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물가”라며 조기 인하론을 완곡하게 거부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강 장관과 최 차관의 강경한 구두 개입으로 26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50원 상승한 986.80원으로 마감했다.
외환딜러들 사이에는 이날 정부가 약 5억~10억달러 규모로 달러를 매수, 실력 행사에 나섰고 정부가 직접 매수를 시인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농협 이진우 금융공학실장은 “요즘 같이 환율이 급변동하는 상황에서는 수출업체나 수입업체 모두 곡소리가 난다.”면서 “누구도 달갑지 않은 상황이 지속되면 시장에 후유증이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금리 인하와 관련해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금리 인하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정부가 물리적이라고 느낄 만큼 한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것은 경제·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소영 이두걸기자 symun@seoul.co.kr
2008-03-2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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