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무는 악재 ‘속타는 삼성’

꼬리 무는 악재 ‘속타는 삼성’

안미현 기자
입력 2008-02-01 00:00
수정 2008-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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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에 바람 잘 날이 없다. 가뜩이나 특검 한파로 업무가 거의 중단되다시피 한 상황에서 31일 ‘단군 이래 최대 소송서 패소’라는 소식마저 들려오자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지난해 여름 삼성전자의 정전사고를 시작으로 삼성중공업의 기름유출 사고 등에 이르기까지 악재의 연속이다.

그룹의 한 임원은 “나쁜 일은 혼자 오지 않는다더니 어떻게 된 게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며 낙담했다. 이 임원은 “바깥에서는 삼성이 엄살 떤다고 하지만 안에서 느끼는 위기의식은 엄청나다.”면서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간다.”고 털어놓았다. 당장 경영 공백에 따른 유·무형의 손실이 현실화될 조짐이 커지고 있어서다.

그룹측은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만 하더라도 연간 매출의 90%가 해외에서 이뤄진다.”며 “그러나 주요 경영진이 무더기로 출국금지돼 해외 바이어들과의 면담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삼성전자의 K사장은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기 직전에 자신의 출금 사실을 알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비즈니스 관례상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해외 거래처와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해야 했다.

중요한 구매계약이 대부분 연초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일선 영업현장의 초조감은 더 크다. 삼성전자측은 “연간 구매계약의 최소한 10%가 1·4분기(1∼3월)에 이뤄진다.”고 밝혔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연간 글로벌 매출이 1000억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최소한 100억달러(약 10조원)가 연초에 오고간다는 얘기다.

삼성측은 “(특검이)비즈니스 계약을 사업전망으로 하지 사장 얼굴 보고 하느냐고 한 모양인데 그렇다면 CEO 주가라는 말이 왜 나오고, 글로벌 기업들이 대외 이미지 관리와 브랜드 전략에 왜 그렇게 엄청난 돈을 쏟아붓겠느냐.”면서 “기업현장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하소연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올해 채용 계획도 세우지 못했다. 지난해 삼성은 6750명을 공채했다.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채용 규모를 줄였지만 2∼5위 그룹의 채용인원을 모두 합한 숫자(6550명)보다 더 많다. 자칫 3월 첫 주로 예정된 상반기 공채일정(2월·8월 졸업 예정자 대상)이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취업 준비생들도 덩달아 발을 구르고 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2008-02-0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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