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기자실 담합 조사’에 난감

공정위 ‘기자실 담합 조사’에 난감

백문일 기자
입력 2007-01-17 00:00
수정 2007-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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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서…”16일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실 담합’ 발언에 경쟁정책을 총괄하는 공정거래위원회는 ‘난감하다’는 표정이다. 법률적 잣대로만 보면 담합요건에 해당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대통령의 ‘말씀’이라 내놓고 반박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해 대통령이 법률적인 의미로 담합이라는 용어를 쓴 것은 아니겠지만 법률적으로 따져보면 기자들이 설혹 기사의 방향에 대해 합의를 했다고 하더라도 담합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공정위의 해석은 이렇다. 첫째 담합은 사업자가 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자를 사업자로 볼 수 있느냐를 따져야 한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는 기자이지 무슨 사업자냐.”고 일축했다. 부녀자들이 아파트 가격을 제한해도 현행법상 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담합으로 처벌하지 않는 것과 같다는 논리이다. 하지만 기자가 각각의 언론사를 대표한다는 측면에서 적격성 여부를 따질 수도 있다. 기업이 담합할 때에 임·직원이 참석하는 것과 같다는 주장이다.

둘째는 공모 여부이다. 담합이 성립되려면 둘 이상의 사업자가 어떤 형태로든 의도를 갖고 합의해야 한다. 대통령은 기사를 가공까지 한다고 했는데 기자들이 실제 없는 것을 만들어내면서 공모한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게 공정위의 생각이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법률적 의미의 담합을 얘기한 게 아니라 하도 답답하니까 기자실 관행을 조사해보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셋째 다른 사업자의 활동을 방해하고 실질적인 경쟁을 저해했느냐 여부이다. 하지만 기자들이 출입처에서 일부 언론사(다른 사업자)의 보도행위를 제한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공정거래법 19조는 가격 등 지급조건의 제한, 상품이나 용역 등 물량의 제한, 거래지역의 제한 등 담합행위를 8가지로 규정하고 있다. 물론 담합을 실행하지 않고 담합을 결의만 해도 위법이지만 기자들이 의도를 갖고 회사의 지침에 맞춰 사실을 가공하면서 합의하지 않는 한 담합요건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른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2007-01-1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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