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에 빨간불이 커졌다. 고유가와 서비스 수지 악화 등이 주된 요인으로 지적된다. 소비자기대지수도 7개월째 하락하는 등 거시경제지표도 갈수록 악화돼 우려되는 경기 하강이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경기 둔화는 불가피하지만 성장 궤도에서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은은 7일 콜금리를 연 4.5%에서 동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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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두박질치는 경상수지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가 균형 수준(제로)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지난해말 올해 경상수지 규모를 160억달러로 추정했다. 이후 지난 3월 100억달러,7월 40억달러로 각각 수정했다. 고유가에 따른 원유 수입액 급증, 그에 따른 상품수지 흑자 규모 축소, 여행서비스 수지 적자 확대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은은 지난해말 두바이유 기준으로 국제유가를 배럴당 55달러로 상정했으나 지난 7월에는 이보다 훨씬 높은 63달러를 기록했다. 올 들어 원유 수입액이 8억 4000만배럴인 점을 감안하면 고유가로 인한 경상수지 적자만 67억달러가량 되는 셈이다. 여기다 여행수지 등 서비스수지 등에서 40억달러가량 적자를 기록했다.
●거시지표도 악화일로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소비자기대심리지수(6개월 후의 경기·생활형편·소비지출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도 93.7로 7개월 연속 하락하며 1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을 제외한 계절조정 소비자기대지수는 전월의 95.0보다 소폭 상승한 95.9로 나타났지만, 이는 그동안 소비를 줄여오던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더 줄일 여지가 없기 때문으로 분석됐다.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의 경기·생활형편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나타낸 소비자평가지수는 77.8로 전월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자평가지수 역시 5개월째 하락세다.
●고유가, 미국경기 향방이 관건
재정경제부와 한은은 향후 우리 경제에 고유가가 큰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직후 기자설명회에서 “고유가는 하반기 들어 안정권으로 들어서고 있다.”면서 “경상수지가 8월에는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연간 기준으로는 미약하나마 흑자를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경제의 향방은 여전히 폭탄으로 남아 있다. 주택시장 침체에 따른 경기 둔화와 인플레 압력에 따른 금리 인상 요인이 그것이다.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고유가가 안정세를 유지하면 올해 경상수지는 적자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경기 둔화의 속도가 급격하게 나빠질 경우에는 상황이 어렵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럴 경우 4·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주병철 이영표기자 bcjoo@seoul.co.kr
2006-09-0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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