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기업 M&A 방어 “눈물겹네”

코스닥기업 M&A 방어 “눈물겹네”

김경운 기자
입력 2006-06-30 00:00
수정 2006-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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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사들이 적대적 인수합병(M&A)의 ‘먹잇감’으로 떠오르면서 경영권 방어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주가가 낮을 때 지분을 한 주라도 늘리고 생소한 대주주 보호규정을 집어넣는 방향으로 정관을 뜯어고치고 있다. 작은 기업이라도 기술 개발 못지않게 주식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때다.

●정관 변경하자 외국자본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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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보험은 지난 15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변경, 금융회사로는 처음으로 ‘초다수의결제’를 도입했다. 즉 주총에서 안건을 의결할 때 이전에는 발생주식 총수의 4분의1 이상의 주주가 출석, 참석자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했다.

그러나 개정된 정관은 이사·감사위원에 대한 해임안을 의결할 경우에 한해 출석주주 3분의2 이상, 발생주식 총수의 과반수로 의결하도록 했다. 다른 주주들이 최대주주 등 경영진을 손쉽게 탄핵하지 못하도록 해임의결 요건을 강화한 셈이다.

경영권 방어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올들어 메리츠화재 지분을 조금씩 늘리던 외국자본 피델리티 펀드와 메릴린치 펀드는 맥이 풀린 듯 보유지분 일부를 팔았다. 피델리티는 정기주총 이튿날인 지난 16일 86만여주를 팔아치워 지분율을 5.06%에서 4.05%로 낮췄다. 메릴린치도 지분율을 5.66%에서 4.48%로 줄였다. 지분율을 대량보유자로 등록되는 5% 이하로 낮춤으로써 일단 경계의 대상에서 벗어난 뒤 훗날을 도모하려는 전술로 풀이된다.

메리츠화재는 최대주주 조정호 회장이 지분 22.33%를 보유한 반면 외국인 지분율이 30.90%에 이르러 항상 M&A 위험에 노출돼 있다.

●주가 낮을 때 지분 늘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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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방어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에는 최대주주가 지분을 늘리거나 회사가 자사주를 사들여 유통주식을 줄이는 방법이 있다. 주가가 낮은 상황도 자사주 매입을 용이하게 하고 있다.

2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935개 코스닥기업의 자사주 취득금액(신탁계약)은 8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7억원)에 비해 무려 281.1% 급증했다. 자사주 처분금액(666억원)이 11.0% 감소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우리이티아이 1억원(111만주), 경동제약 5070만원(20만주), 코아로직 5000만원(18만 7969주) 등의 순으로 많이 사들였다.

근화제약 최대주주 장홍선 회장은 지난 5월9일과 16일,6월1일과 20일 등 4차례에 걸쳐 주식을 추가로 사들여 지분율을 31.37%에서 52.32%로 늘렸다. 대주주 지분율 변동사유에는 ‘경영권 강화’로 공시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오너 2세가 경영 참여를 원치 않는 상황에서 경영권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갈 위험에 대비해 방어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제약 최대주주 황우성씨도 이달 들어 5차례에 걸쳐 주식을 사들여 지분율을 62.90%로 높였다. 그동안 주가(1∼28일)는 130원(-6.19%) 떨어져 평가차손이 발생했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황금낙하산 등 정관 변경

주식매수는 자금력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경영권 방어 규정을 정관에 집어넣는 코스닥기업도 늘고 있다.

코스닥상장법인협의회에 따르면 이사수 상한선을 정관에 규정한 기업은 지난해 521개사에서 557개사로 늘었다. 등기이사 숫자를 제한해 두면 적대적 M&A세력이 일시에 이사회를 장악하는 사태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처럼 초다수의결제를 신설한 기업도 22개사에서 66개사로 늘었다. 아울러 정부는 이른바 ‘황금낙하산’을 상법에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기업의 경영권 방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황금낙하산은 최대주주가 적대적 M&A를 당해 물러날 경우 거액의 퇴직금을 지급함으로써 외국자본 등이 섣불리 경영권을 넘보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다.

대우증권 신동민 연구위원은 “현금배당 요구 등 소액주주의 입김이 커지는 상황에서 자금력을 갖춘 전략적 M&A 세력이 활동범위를 넓히고 있다.”면서 “기업인들로선 주주 관리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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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2006-06-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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