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어치 팔아 76원 남겼다

1000원어치 팔아 76원 남겼다

김경운 기자
입력 2006-04-05 00:00
수정 2006-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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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기업들은 지난해 매출액을 늘리고도 수익성이 악화되는 부진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1000원어치의 물건을 팔아 전년도에는 96원을 남겼으나 지난해에는 76원에 그쳤다. 올해도 상반기까지는 고유가, 원화 강세, 정보기술(IT) 업종부진 등의 여파로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닥 상장사 순이익도 30% 급감

4일 증권선물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가 집계한 ‘2005사업연도 12월결산 상장사의 실적 분석’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534개사의 매출액은 631조 8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9% 늘었으나 순이익은 47조 4000억원으로 2.1% 줄었다. 제조업체의 영업이익률은 7.68%를 기록,2.06% 포인트 감소했다. 매출액 1000원 중에 이익은 76.8원에 불과한 셈이다.

10대 그룹의 총 매출액은 311조 5590억원으로 4.99% 늘었지만 순이익은 23조 2122억원으로 14.94% 감소해 전체보다 감소폭이 컸다. 특히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는 매출액(57조 4576억원)이 0.30%, 순이익(7조 6402억원)은 29.17% 줄어 전체 실적 악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상장사의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4.4%,5.6% 증가했다. 다만 전체 상장사 중 흑자기업 비율은 84.3%(450개)로 전년보다 2.2%포인트 높아졌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831개사의 매출액도 61조 6000억원으로 5.0% 늘었으나 순이익은 1조 4000억원으로 29.8% 급감했다. 흑자기업 비율도 68.1%(566개사)로 4.3%포인트 낮아졌다.

●실적 부진에도 부채 줄어 재무구조는 단단

국제유가의 상승과 가파른 원화 절상이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을 상당부분 갉아먹었다. 벤처기업들은 잠재적 부실이 수치로 드러났다. 유가·환율의 영향이 비교적 덜한 금융업종을 제외하면,526개 상장사의 영업이익(46조 2253억원)과 순익(42조 6293억원)의 감소율이 각각 17.4%,10.4%로 전체보다 감소폭이 컸다. 특히 수출의 주력인 전기·전자업종의 영업이익(11조 801억원) 감소율은 37.74%에 달했다. 운수장비(-31.37%), 화학(-17.14%), 전기·가스(-27.95%), 비금속광물(-74.70%) 등도 큰 타격을 입었다.10대 그룹중에선 삼성(-29.39%),LG(-49.65%), 한진(-40.24%), 한화(-15.74%), 금호아시아나(-17.33%) 등의 순익이 줄었다. 현대자동차(30.74%),SK(12.59%), 롯데(15.92%),GS(104.64%), 현대중공업(117.90%) 등은 늘었다.

전반적인 실적 부진 속에도 기업들의 부채가 줄면서 재무구조는 더욱 단단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유가증권시장 비금융업체들의 부채비율은 85.9%로 2004년말 92.1%보다 6%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그룹사 등 대기업에 비해 중견 기업들의 실적은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올 하반기에는 실적개선 기대

전문가들은 올해 실적 개선은 하반기까지 기다려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전반적인 IT 업종과 자동차 등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2·4분기까지 기대에 못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홍성국 상무는 “2004년에는 예상 밖의 IT 호황으로 이익을 많이 냈지만 지난해에는 환율·유가 등 대외 여건이 나빴고,IT 제품가격 하락도 이익 감소를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신영증권 김세중 팀장은 “국내 기업들의 대외 여건 악화에 대한 대응력이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밝혔다.

우리투자증권은 “올 3분기에는 상장사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8.4% 증가하면서 점차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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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2006-04-05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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