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위주 정책펴야

세입자위주 정책펴야

입력 2005-02-21 00:00
수정 2005-02-21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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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85년부터 2003년까지 전국의 주택전세가격이 주택매매가격에 비해 평균 2배 가까이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주택매매가를 기반으로 하는 주택공급정책의 중심이 전셋값으로 옮겨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일 발표한 ‘주택시장 분석과 정책과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1985년의 주택 매매가와 전세가 기준을 각각 100으로 봤을 때,2003년 말 주택매매가는 191, 전세가는 343을 기록했다. 이를 연평균으로 나누면 매매가는 매년 3.7%, 전세가는 7.1%가 각각 오른 셈이다.

집 없는 사람이 더 서러워

주택 매매 및 전세가격 상승폭은 전세를 사는 사람들이 자기 집을 갖고 있는 사람들보다 주거상황이 더 나빠졌음을 보여준다. 특히 전세가는 대형보다는 중형과 소형, 연립보다는 단독과 아파트가 더 큰 폭으로 올랐다. 임대차 시장의 불안정성, 전세 수요가 서울 등 대도시의 특정지역에 집중된 점 등이 전세가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추정됐다.

전세가의 변동은 집값은 물론 땅값 등 모든 부동산 가격 움직임에 선행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보고서는 서민의 주거안정이 중요한 주택정책에서 매매가의 안정보다 전세가에 대한 배려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KDI 차문중 연구위원은 “그동안 전세정책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었다.”면서 “임대주택 활성화, 월세나 전세자금 보조 등 세입자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역시 ‘강남불패’

서울 강남의 부동산 불패 신화는 통계적으로도 증명됐다.2001∼2003년 강남지역 아파트 값은 연평균 24.3% 올랐다. 산술적으로는 3년여 만에 값이 두 배가 된다는 얘기다.90년대 들어 강남 아파트 값의 연평균 상승률은 강북 아파트값 상승률의 2배 안팎이었다. 집값 상승을 주도한 강남·서초구의 아파트만 고려한다면 집값 상승률은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강남 집값의 변화는 다른 지역에 큰 영향을 미쳤다. 강남의 집값이 오르거나 내리면 3개월 동안 강북 집값도 오르거나 내렸다. 반대로 강북 집값은 강남 집값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또 강남 전셋값의 변화는 전셋값이 변한 직후부터 1년 이상 동안 강북지역 전셋값에 영향을 미쳤다.

온탕냉탕 정책, 오히려 역효과

집값 변동에 정부가 정책을 내놓긴 했지만, 규제와 규제 완화 기조가 반복되면서 오히려 역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 경기 억제책은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 부동산경기 활성화 대책은 별 효과가 없었다. 차 연구원은 정책 실패의 원인으로 정부 정책이 근본적으로 적절하지 못했거나 정부 정책을 믿지 않은 경제주체들이 억제책이 철회될 것이라 믿고 강남에 투자한 점을 꼽았다. 정부가 정책을 실기했을 가능성도 예로 들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2005-02-2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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