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한권 정상서 음미하세요”

“시집 한권 정상서 음미하세요”

입력 2011-05-25 00:00
수정 2011-05-25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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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개관 ‘관악산 詩도서관’ 찾은 유종필 구청장

“도서관은 도시의 오아시스 아니겠어요. 각박한 현대 도시생활에서 시 한 편을 읽는 것은 청량한 물 한 모금을 마시는 것과 같습니다.”

볕이 벌써부터 따가운 24일 오전 8시, 초록색 티셔츠를 점퍼 아래 받쳐 입은 유종필(53) 관악구청장은 관악산 매표소를 리모델링해 25일 개관할 ‘시(詩)도서관’을 둘러보며 시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비록 작지만 국내 최초의 시 전용 도서관이 생겼으니 시인들이 궁금해서 한번쯤 방문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드러냈다. 게다가 명예관장이 도종환 시인이지 않은가.

이어 유 구청장은 “이제 시의 저수지는 마련해 놓았으니 국내 유명, 무명 시인들이 물처럼 자연스럽게 관악산시도서관에 고이기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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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필 관악구청장
유종필 관악구청장


●중국·독일 등 시집 4000권 비치

하루 수만명이 이용하는 관악산의 등산객들을 위해 시 도서관을 마련한 것은 아무리 유 구청장이 ‘도서관 구청장’으로 불린다고 해도 다소 엉뚱해 보인다. 그는 “등산하는 분들이 여기서 만날 사람을 담배 피우면서 기다리는데, 짧든 길든 시 한 편 정도는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있잖아요. 또 여기서 시집 한 권을 빌려 산 정상에서 한번 음미한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좋아요.”라고 되물었다.

유 구청장은 20대, 30대에 종로서적 2층에서 사람을 자주 만났다고 했다. 기다리는 동안 책 한 페이지라도 떠들어보고 나면, 겨우 한 페이지이지만 인생에 도움이 됐다고 회상했다. 요즘도 신림4거리를 오가게 되면 대형서점에 들러 신간을 둘러보고, 책도 몇 페이지 읽다가 나오곤 한다고 했다.

서울시에 주소를 둔 시민 누구라도 이 도서관에서 시집을 대출해 가서 읽고 기간 내에 돌려주면 된다. 오래 시를 음미할 생각이면 집에서 읽고, 집에서 가까운 도서관에 반납하면 된다. 요청하면 택배서비스도 한다.

●기증요청 편지 150통…‘도서관 청장’

10평도 안 되는 도서관에 한국시는 물론 중국·일본·독일·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포르투갈·영미(英美) 시집 4000권을 비치했다.

그는 관악산시도서관을 준비하면서 시인협회 명부를 참고해 유명 시인들에게 ‘책을 기증해 주십사’ 하는 내용의 편지를 150여통을 보냈다. 40여명의 시인이 100여권의 친필사인을 한 시집과 책 등을 보내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자서전과 정책집도 사인을 받아 비치했다.

이해인 시인은 자신의 시집에 사인까지 해서 다른 책과 함께 10여권을 기증했다. 유 구청장은 “완전 소녀다. 수녀님은 ‘오늘이 나의 남은 생애 첫날이라는 겸손함과 따뜻함, 성실함으로 모든 구민을 끌어안는 그런 사람이 되소서’라고 써 보냈더라.”면서 “마음을 그렇게 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도서관기행’의 저자이기도 한 그는 “미국 보스턴의 케네디 대통령 도서관에서 만난 존 F 케네디 어록집에서 ‘정치인이 오만해질 때 시는 그것을 깨닫게 해준다’고 했다. 시를 사랑하고 문화와 예술을 존중하는 사회가 좋은 사회”라고 강조했다.

최근 구민의 날 행사에서 도종환의 ‘흔들리며 피는 꽃’을 낭독해 박수를 받은 유 구청장은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고 암송하며 자리를 파했다.

주수현 서울시의원 “시민 마음 돌보는 상담사의 마음건강도 함께 살펴야”

서울시의회 주수현 의원(국민의힘·비례대표)은 서울시의 ‘외로움안녕120’ 사업이 시민들의 사회적 고립 해소를 위한 핵심 상담 채널로 안착한 만큼, 이에 발맞춰 상담사들의 정서적 소진을 예방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심리지원 방안도 함께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로움안녕120’은 서울시가 2025년 4월부터 시작한 사업으로 365일 24시간 운영하는 외로움·고립 상담창구다. 2025년 4월~12월 상담실적만 3만 3148건으로 당초 연간 목표 3000건의 약 11배를 달성했다. 사업 시작 1년을 맞은 2026년 4월 기준 누적 상담건수는 4만 건을 넘어섰으며 하루 평균 125건의 상담이 이뤄지고 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당초 계획했던 목표보다 상담건수가 증가해 응대율 저하가 우려되자 2025년 9월부터 심야 상담인력을 기존 14명에서 16명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외로움안녕120’은 일반적인 전화 상담과 차별화된다. 상담사는 시민의 정서적 지지와 대화를 나누는 것은 물론, 고립 수준과 욕구를 진단하여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연계하고, 위기 상황 시 관계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적극 개입해야 한다. 이처럼 업무 강도가 높은 만큼, 상담사의 정서적 소진을 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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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2011-05-2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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