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많은 사건에 연루되었다
더 연루될 곳을 찾아 바삐 쫓아다녔다
연루되는 것만으로는 성이 안 차
주동이 돼 보려고 기를 쓰기도 했다
그런 나는 아직도 반성하지 않고
어디엔가 더 깊이깊이 연루되고 싶다
더 옅게 엷게 연루되고 싶다
아름다운 당신 마음 자락에도
한 번쯤은 안간힘으로 매달려 연루되어 보고 싶고
이젠 선선한 바람이나 해 질 녘 노을에도
가만히 연루되어 보고 싶다
거기 어디에 주동이 따로 있고
중심과 주변이 따로 있겠는가
뜨거운 사람의 뜨거운 삶! 그러나 조금씩 조금씩 온도가 식어 오래 따스해지는 마음 온도를 본다. ‘연루’…. 이 발음 얼마나 어여쁜 꽃 같은가. “연루야”라고 부른다면 그 음색에서는 봄바람 속 ‘연두’가 동생쯤 되어 따라나서리라. 그러나 저 어둡고 음침한 공권력 동굴에서 울려나오는 ‘연루’는 음험하고 서글프고 갑갑하고 쓰디쓴 단어. 더 환한 세상을 바라 어깨동무한, 아름다운 연대(聯隊)에 대해 ‘연루(連累)되었다’고 바꾸는 집단이 있으니 서글픈 현실이다.
그러나 꿈이 있으니 어느 날, 어느 밝아오는 하루 ‘선선한 바람’, 찬란한 ‘노을’과 연루될 것이다. 당신과 함께 나도 그 진실의 ‘주동’에 의한 노을에 연루되고 싶다.
장석남 시인
2022-11-04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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