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민수 한국 이집트학 연구소장
이 피라미드는 오늘날 ‘붉은 피라미드’라고 불린다. 외부를 감싸고 있던 외장석이 다 떨어져 나가고 내부 석재가 노출돼 피라미드가 붉은 색깔로 보인다는 이유 때문이다. 질 좋은 석회암으로 만들어졌던 외장석은 현재의 붉은 피라미드에서는 볼 수 없지만, 굴절 피라미드 하단부와 기자에 있는 카프라 피라미드 상단부에서는 오늘날에도 확인할 수 있다.
다슈르의 붉은 피라미드.
이런 이중구조는 서로 다른 두 개의 이데올로기를 타협시켜 동시에 피라미드에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붉은 피라미드에서는 이중구조가 조금 더 형식화돼 나타난다. 입구-통로가 남북 축을 따라 만들어지는 데 반해 현실은 동서 축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붉은 피라미드에 처음 등장한 이 형식은 이후 피라미드에서도 계속 적용된다. 피라미드의 물리적 완성도는 쿠푸의 대피라미드에서 정점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피라미드 내부에 적용되는 이데올로기는 붉은 피라미드 단계에서 완성된 것이다.
2022-05-24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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