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균미 칼럼] 루스벨트 ‘첫 100일’의 교훈/편집인

[김균미 칼럼] 루스벨트 ‘첫 100일’의 교훈/편집인

김균미 기자
입력 2022-05-03 20:38
수정 2022-05-04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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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무실 이전·검수완박에 실종된
인수위 존재감과 새 정부 어젠다
분열과 거대 야당 반대는 상수
신속·단호한 추진력과 소통 중요

김균미 편집인
김균미 편집인
“오직 국민만 보고 가겠습니다.”

지난 3월 10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제20대 대통령 당선 인사 연설은 이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다. 자신을 선택한 48.56%의 국민에게 감사하는 자리였지만, 경쟁 후보들을 지지한 다른 절반의 국민도 염두에 뒀으리라 생각한다.

새 정부 출범이 일주일 뒤로 다가왔다. 하지만 공정과 상식, 실용이라는 화두 말고 ‘윤석열 정부’가 어떤 정책들을 최우선적으로 실행하겠다는 것인지 여전히 모르겠다는 반응이 주변에 많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3일 윤 당선인 공약을 바탕으로 국정 과제 110개를 최종 발표했지만 지난 50여일간 인수위가 내놓은 국정 과제 중 기억에 남는 게 딱히 없다.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과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폭주가 모든 관심과 어젠다를 뒤덮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창의적인 정책도 거의 없지 않았나 싶다.

신구 권력 충돌에 국무총리와 장관 후보자들 인사청문회 갈등까지 원활한 인수인계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새 대통령이 취임하고 3~6개월 이어지던 야당과의 허니문도 물건너갔다.

집권 첫 단계인 인수위 존재감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으로서 ‘첫 100일’이 더욱 중요해졌다. 취임 100일 안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기는 어렵겠지만 새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과 정책의 우선순위, 공약 실행력은 가늠해 볼 수 있다. 그래서 대통령의 ‘첫 100일’은 집권 초기 성패를 좌우한다.

대통령의 ‘첫 100일’은 미국 제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에서 시작됐다. 1933년 대공황 와중에 당선된 루스벨트는 취임과 동시에 ‘첫 100일’ 계획을 추진해 뉴딜 정책을 성공시켰다. 의회 특별회기 3개월 동안 긴급구제와 일자리 창출, 경제재건 등을 위한 76개 법안을 통과시켰다. 철저한 준비와 신속하고 강력한 추진력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 취임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첫날 17개의 행정명령과 포고에 서명했다. 이후 100일간 코로나, 경제, 이민, 다양성, 기후변화 등 7개 의제를 정책 우선순위에 놓고 반복해 강조하며 예산과 행정력을 집중했다.

루스벨트와 바이든의 ‘첫 100일’은 윤 당선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대공황과 코로나 팬데믹에 견줘 한국의 현 상황이 덜 급박해 보일지 몰라도 윤 당선인에게 좌고우면할 여유는 없다.

한국 사회의 극심한 분열과 불신은 심각한 수준이다. 검수완박 정국에서 보듯 171석의 거대 야당은 2년 뒤 총선까지 윤 당선인이 감당해야 할 정치적 상수다.

0.73% 포인트 차이로 승리한 윤 당선인은 한국갤럽 조사에서 향후 5년간 직무를 잘할 것이라는 전망이 50%대 중반에 머물고 있다. 전임 대통령들이 80% 안팎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낮다. 당선인으로서 현재 직무 수행 긍정 평가도 40%대 초반에 그친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고 기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취임과 동시에 내각이 완전체로 출범하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첫 100일’의 성공 여부는 윤 당선인에게 달렸다. 경제와 민생 안정 등 집권 초반기에 집중할 어젠다를 추려 윤 당선인이 직접 국민에게 반복해 설명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무엇을 중요시하고, 어떤 정책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인지 국민에게 확실하게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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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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