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광고 엿보기] 광고 속의 명월관/손성진 논설고문

[근대광고 엿보기] 광고 속의 명월관/손성진 논설고문

손성진 기자
입력 2020-04-26 17:36
수정 2020-04-27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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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보 1913년 1월 1일자의 명월관 신년 축하 광고.
매일신보 1913년 1월 1일자의 명월관 신년 축하 광고.
명월관은 궁중 요리 전문인 근대 최초의 대형 요정으로 지금의 서울 세종로 동아일보 본사 자리에 있었다. 1903년 개업했다는 명월관 광고가 최초로 나온 것은 만세보 1906년 7월 14일자로 위치는 황토현(서울 세종대로 사거리) 기념비 앞, 주인은 김인식으로 돼 있다. 동서양과 한국의 각종 주류와 과자, 담배, 차 등을 갖추어 놓았다고 돼 있고 기생 얘기는 없다. 대한매일신보 1906년 10월 2일자에 목욕탕까지 갖춘 2층 양옥으로 신축 공사에 착수했다는 기사가 날 정도로 이름난 음식점이었다. 석 달 후인 1월 4일자에 확장 공사가 끝나 개장했다는 광고가 나왔다.

“공주관찰사 이건영씨가 재작일(그저께) 명월관에서 연회를 개설하고 탁지부 일반 관인과 기타 빈객(귀한 손님)을 초청해서 잔치를 베풀었다더라.” 이 기사(대한매일신보 1907년 5월 24일자)에서처럼 손님은 주로 고관대작들로 환영회, 송별연, 망년회 등이 열렸다. 명월관이 기생 요정으로 변신한 것은 1909년 관기(官妓) 제도의 폐지와 관련이 있다. 궁내부 주임관과 전선사장(典膳司長)으로 있던 안순환이 인수해 갈 곳이 없어진 궁중 기녀들을 고용, 궁중요리를 선보이며 요정 영업을 하기 시작했다. 확장 공사를 더 해서 2000명 이상의 연회를 할 수 있다고 광고했으니 규모가 매우 컸음을 알 수 있다. 안순환은 조선의 마지막 대령숙수(조선시대 이조 사옹원 소속인 궁중의 남자 요리사)였고 일진회 평의원 등으로 활동한 친일파였으며 시흥에 녹동서원을 설립하고 단군전을 건립하기도 했다.

명월관 광고는 자주 나온 편이었다. 사진 속의 명월관은 1913년 신년호 광고에 나온 것으로 ‘조선 요리의 원조’라는 글귀가 들어 있다. 왼쪽은 출입문이고 오른쪽은 서양식 건물에 기와지붕을 얹은 모습이다. 명월관에 불이 난 것은 1919년 5월 23일 오전 6시쯤이었다(매일신보 1919년 5월 24일자). 화재 원인에 대해 기사는 발화 지점은 온돌방이 2층에 있어서 불이 나기 쉬운 구조라고 분석했다. 포털에서는 불이 난 날을 1918년 5월 24일이라고 했는데 이 또한 1년이나 틀린 것이다. 화재 후 장춘관 주인 이종구가 명월관 상호를 사들여 1921년 돈의동(옛 피카디리극장 자리)으로 옮겨 영업을 계속했다. 그전부터 종로구 인사동에 명월관의 분점인 태화관이 있었는데 순화궁을 개조한 곳으로 기미독립선언서가 낭독된 곳이기도 하다. 태화관 건물은 이후 감리교에 팔려 영업을 중단했다. 돈의동 명월관은 서린동에 지점을 두었다. 1948년 서울시의 폐업 조치로 궁중요리의 전통을 이어 온 돈의동 명월관은 문을 닫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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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27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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