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무상복지 ‘뫼비우스의 띠’/홍혜정 사회2부 기자

[오늘의 눈] 무상복지 ‘뫼비우스의 띠’/홍혜정 사회2부 기자

입력 2014-11-20 00:00
수정 2014-11-20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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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정 사회 2부기자
홍혜정 사회 2부기자
독일의 수학자 뫼비우스가 처음으로 제시해 그 이름을 딴 ‘뫼비우스의 띠’는 안과 밖이 없는 곡면이다. 어느 지점에서 띠의 중심을 따라 이동하면 출발한 곳과 반대면에 닿는다. 모든 면에는 안과 밖의 구분이 있다는 고정관념을 무너뜨린다. 합리적인 해법을 찾지 못한 채 맴돌고 있는 무상복지 논쟁이 뫼비우스의 띠를 떠올린다.

표심을 겨냥한 무리한 선거공약은 지자체 재정 악화로, 이는 학생과 주민들의 피해로 이어진다. 학교시설 사업비, 외국어·과학 등 순수 교육 예산은 줄고 있고 증세 얘기도 슬슬 나온다. 책임을 짊어진 정치권은 소모적인 책임 떠넘기기에 바쁘다. 때문에 2010년 무상급식에서 촉발된 무상복지 논쟁은 수년째 뫼비우스의 띠에 갇혀 있다.

복지예산 증가로 서울시와 자치구의 곳간은 채워질 새가 없다. 재정난이 심각하다. 서울시구청장협의회는 지난 14일 내년도 복지비 예산 중 중앙정부의 기초연금과 무상보육 재원의 일부인 1100여억원을 편성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예산이 편성되지 않으면 내년 주민들의 하반기 기초연금과 보육비 수령은 차질을 빚게 된다. 구청장들은 “국고보조 사업에 대한 구비 부담금을 반영하고 나면 사회기반시설 유지관리비조차 제대로 반영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세수는 줄고 의무지출은 늘어나 내년도 재정운영이 매우 어렵다. 정부에서도 지방재정의 실상을 인식하고 재정확충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지난 10일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4.7%(1조 1393억원) 증가한 25조 5526억원으로 편성했다. 증가한 예산 편성엔 무상복지 사업 확대, 자치구 교부금 증가의 영향이 컸다. 서울시교육청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무상보육 지원사업인 누리과정 내년 예산을 석 달치밖에 편성하지 못했다.

예상치 못한 일도 아니었다. 무상급식, 무상보육, 기초연금을 포함한 3대 무상복지 지출은 올해 약 22조원, 2017년에는 30조원까지 늘어나게 돼 있다. 지난해까진 카드빚 돌려막기식으로 버텼지만 더 이상은 어렵다.

뫼비우스의 띠 안에서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면 과감히 끊어야 할 때다. 뫼비우스의 띠를 다른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도 있다. 띠를 한 바퀴 돌아 시작 지점에 오면 안과 밖은 다르지만 그 위치엔 갈 수 있다.

‘국민을 위한’ 대의는 변하지 않는 것과 같다. 정부와 정치권부터 주도적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무상의 방향이나 범위든, 재원 마련 방안이든, 대대적 정책 수정이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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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2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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