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발이 너무해’ 흥행 청신호

‘금발이 너무해’ 흥행 청신호

입력 2009-11-27 12:00
수정 2009-11-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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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코미디 뮤지컬… 주말객석 점유율 95% 넘겨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연말 공연시장에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이하 ‘금발’)의 초반 기세가 드세다. 14일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공연을 시작한 ‘금발’은 주말에 객석 점유율 95% 이상을 기록하고, 평일에도 송년 모임을 겸한 단체 관람객이 몰리면서 흥행에 청신호가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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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아시아에서 처음 공연을 시작해 연말 뮤지컬 시장의 기선 잡기에 성공한 ‘금발이 너무해’의 한 장면.   PMC프러덕션 제공
지난 14일 아시아에서 처음 공연을 시작해 연말 뮤지컬 시장의 기선 잡기에 성공한 ‘금발이 너무해’의 한 장면.

PMC프러덕션 제공


●화려한 의상과 무대… 여성 관객 공략 통해

‘금발’은 2001년 개봉했던 동명의 영화를 무대로 옮긴 작품. 2007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이후 현재까지 많은 주목을 받으며 공연중인 최신작이다. 아름다운 금발에 집안마저 부유해 남부러울 것 없는 여주인공 엘우즈가 남자친구에게 차인 뒤 사랑을 되찾기 위한 과정을 코믹하게 그렸다.

로맨틱 코미디의 특성상 ‘금발’은 주요 타깃층인 여성 관람객을 확실하게 공략했다. 지난 22일 공연이 열린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아티움에는 유독 20~40대 여성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전체적으로 핑크빛의 화려한 의상과 아기자기한 무대장치는 상큼하고 발랄한 극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

이 작품은 금발의 미녀가 하버드 로스쿨에 들어간다는 줄거리상 문화적 차이가 느껴질 수밖에 없는 라이선스 뮤지컬의 한계를 갖고 있지만, 대사나 안무는 모두 한국식으로 재조명했다. 장유정 연출은 “‘금발’은 수입 자체에서 극의 기본만 따오고 나만의 스타일과 방식으로 재연출, 재창작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초연… 한국식으로 재창조

외적으론 완벽하지만, ‘금발은 지적 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실연을 당한 주인공이 사랑을 찾는 과정도 충분히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그려졌다. 엘이 낙심할 때마다 화려한 안무로 힘을 불어넣는 그녀의 친구들과 전 남편에게 상처받은 미용실 여주인 플렛에게 ‘굽히고 튕기는’ 동작으로 자신감을 불어넣는 장면은 시종일관 유쾌하다.

다만 엘이 하버드 로스쿨에 입학해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2막은 1막에 비해 다소 흡인력이 떨어진다. 연출자는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를 감안해 최대한 무겁지 않게 다루려고 했으나, 그만큼 극적 긴장감은 감소한 것이다.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력과 호흡은 이 같은 단점을 충분히 상쇄시킨다.

엘우즈 역의 김지우는 탤런트 출신답게 연기력과 순발력을 뽐냈고,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과 영화 ‘국가대표’ 등으로 유명한 김동욱은 로맨틱한 남자 주인공 에밋 역에 충실해 뮤지컬에도 가능성을 보였다. 이제 유명 뮤지컬에서 빠지면 섭섭한 전수경과 아랍왕자 카일·게이 발레리노 역 등을 동시에 소화한 임기홍의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는 보는 맛을 더한다.

이에 따라 이 작품이 지난해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의 뒤를 이을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작사인 PMC 프러덕션 이동현 대리는 “올해도 어두운 작품보다 쉽고 밝은 로맨틱 코미디가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여주인공을 맡은 ‘소녀시대’ 제시카나 이하늬, 김지우 등 스타마케팅을 통해 10~40대까지 관객 폭을 넓힌 것도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2009-11-2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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