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여, 사랑이여!

가족이여, 사랑이여!

입력 2009-08-23 00:00
수정 2009-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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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초등학교 동창들을 만났습니다. 얼큰하게 술 한잔을 걸치자 자연스레 옛 추억 속으로 빠져 들어갔습니다. 한 놈이 이런 말을 꺼냈습니다. “우리가 만난 지 얼마나 됐는지 아니?” “가만 있자, 1967년에 1학년이었으니까 벌써 42년이 됐네!” 정말 엊그제 일 같은데 그렇게나 빨리 시간이 흘러가 버리다니…. 그 순간 우리들은 모두 함께 놀랐습니다. 일제日帝가 조선을 강점한 게 36년간이었는데 그보다도 6년이나 더 많은 세월 동안 만나왔으니 “정말 대단하다!”는 감탄사가 나올 만했습니다. 오래전 일 같지 않은 88 서울올림픽이 21년 전 ‘사건’이 됐고, 흥분의 한일 월드컵도 내년이면 8년 전의 추억담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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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영부영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누군가의 세월에 무임승차했다는 느낌이 갑자기 확 들었습니다. 아쉬움, 안타까움, 허무함… 뭐 이런 단어들이 먼저 떠올랐지만 잠시 후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 시간 동안 나에게 가장 중요했던 것은 무엇이었나?’ 답을 얻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습니다. 그건 바로 가족, 친구 그리고 사랑이었기 때문이지요.

최인호 작가가 ‘가족’을 <샘터>에 연재한 지 올해로 35년이 됐고 이번 8월호로 400회째가 됩니다. 한국 잡지 역사상 최초, 최고의 기록이고 아마 기네스북 감일지 모르겠습니다. 그 사이 삼십대 청년은 육십대 중반인 ‘마음만 청년’이 됐고 그의 가족은 네 명에서 출발해 사위, 며느리, 손녀들까지 딱 두 배인 여덟 명으로 늘었습니다. 아니, 그새 어머님, 큰누님이 돌아가셨으니 수치상으론 두 명만 늘어난 것이겠지요.

울고 웃고, 지지고 볶으면서 함께 살아야 할 운명 공동체인 가족! 작가는 자신의 가족만이 아닌 세상의 모든 가족들에게 자신의 글을 바치고 싶었을 것입니다. 오오, ‘가족’이여, 사랑이여!

발행인 김성구(song@isamto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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