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노 상담가가 갖춰야할 덕목
‘노·노 상담가’가 갖추어야 할 첫번째 덕목은 ‘이해심’이다. 어른이 청소년을 상담할 때는 심리적이고 구체적인 요소까지 다루어야 하지만 노인에 대한 상담은 이해심만으로도 충분하다. 그 이해심이 닿는 범위는 제한이 없다.노인이 이해심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부분은 자녀에 대한 섭섭한 마음이다. 박종은(53) 한국고령사회교육원 원장은 “어르신들은 자녀 교육을 위해 인생을 다 바치지만 다 키워놓은 자식은 부모를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럴 때 느끼는 섭섭한 마음을 공감하며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춰 상담하면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또 그는 “그런 섭섭한 마음은 자기 자신을 가꾸고 개인생활을 즐기는 데 투자하면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고 유도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또 전문성도 갖추어야 한다. 충분한 훈련이 돼 있지 않으면 상담받는 노인들이 또래로 생각해버릴 수 있다. 그러면 상담가로서 의미가 없어진다.
전문성이 있어야 상담에도 신뢰가 생긴다. 노인들도 전문적인 상담을 해 주는지 그냥 말동무에 불과한지 충분히 알아차릴 수 있다.
하지만 전문성은 지나쳐도 문제가 된다. 노·노 상담가 자신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고 상담받는 노인을 가르치려 하면 거부감부터 들어 원활한 상담이 이뤄질 수 없기 때문. 경기 노인종합상담센터 김은주(38) 실장은 “상담을 하시는 분 중에는 젊었을 때 고학력자였거나 사회적 지위가 높았던 노인들이 많다.”면서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강압적으로 가르치려 해서는 안 되고, 자신과 다른 환경에서 살아오신 노인들의 입장까지 폭넓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노·노 상담가는 노인들의 롤모델이기도 하다. 홍승연 강남대 실버산업학부 교수는 “상담가가 건강하기까지 하면 노인들의 롤모델이 돼 ‘열심히 하면 저렇게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요즘 노·노 성 상담가도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다.”면서 “같은 시대를 살아오며 같은 특성을 공유하고 이해하는 사람이 상담을 하면 젊은 사람이 상담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2009-07-1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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