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영화 ‘업’ 총괄기획 로니 델 카르멘
“‘업’이 다른 작품들과 유다른 점은 아주 평범한 노인에 대해 얘기한다는 거예요. 슈퍼 히어로도 말하는 물고기도 아닌, 특징 없어 보이는 노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건 쉽지 않은 선택이었죠.”
로니 델 카르멘
30일 개봉하는 ‘업’은 아내와 사별한 노인 ‘칼’이 남은 인생의 방향을 어떻게 선택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홀로 조용히 여생을 정리할 것인가? 아니면 어린 시절 꿈을 이루기 위해 모험에 나설 것인가? 칼은 용감하게 후자를 선택한다.
“‘업’ 스토리 개발에만 순수하게 3년 반이 걸렸어요. 그 시간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수정을 거듭했죠. 물론 아이디어를 낸 피트 닥터 감독이 처음 구상을 한 것은 그보다도 더 오래전이었어요. 이렇게 스토리 기반을 잡고서야 겨우 캐릭터 디자인을 시작할 수 있었죠.”
피트 닥터 감독은 ‘업’의 연출자. 학생시절부터 늘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온 닥터 감독은 어느 날 ‘인생의 황혼기에 다다른 노인이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하는 상황’을 영화로 만들고 싶은 욕구를 강하게 느꼈다.
델 카르멘은 “제작과정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면서도 “다만, 칼이 자신을 짜증나게 했던 소년 러셀을 구하겠다고 마음을 돌리기까지 우여곡절을 묘사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업’의 특징으로 주인공 소년 러셀이 아시아계라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델 카르멘에 따르면, 러셀은 실제 인물 2명을 모델로 했다. 한 명은 그의 이웃에 사는 소년으로 극속 러셀처럼 보이 스카우트 소속이고 활발한 성격이다. 또 한 명은 ‘업’에 앞서 상영되는 단편 ‘구름조금’을 만든 피터 손 감독이다. 손 감독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성격이 유쾌한 데다 외모까지 러셀과 흡사하단다.
무엇보다 ‘업’은 메시지가 뚜렷하다. 델 카르멘의 목소리에서도 확신이 넘쳤다. “칼과 러셀을 통해서 신세대와 구세대가 어떻게 서로의 갈등을 극복하고 화합하게 되는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결국 우리 주변의 모든 사람들은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죠.”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2009-07-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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