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과거에는 맛 감별사가 맛을 품평하는 역할에 그쳤지만 최근에는 품평의 결과로 제품을 생산하는 데 사용한다. 맛 감별사가 선택한 가장 이상적인 맛을 모델로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것이다.
이들의 맛 감별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곳은 주로 먹거리 회사, 그것도 장이나 김치, 커피 등 미묘한 맛의 차이가 발생하는 업종이다.
가장 좋은 맛의 조합을 발견하더라도 매일매일 양념이나 젓갈, 그리고 원두의 상태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타사의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가장 좋은 맛을 두고 경쟁해야 하는 것도 이 업종들이 감별사들의 ‘혀’에 절대적으로 기대고 있는 이유다.
우리가 주식으로 삼고 있는 밥맛을 가장 잘 아는 이는 한식당 주방장이 아닌 밥솥 제조사의 연구원들이다. 이들은 가장 좋은 밥맛을 연구하기 위해 하루에 10공기 이상 맛본다. 잘된 밥은 달착지근하고 고소한 냄새가 나는 반면, 열이 너무 많이 가해지거나 부족했을 때 비린내가 난다는 게 이들의 전언이다.
최근에는 물맛 감별사도 나왔다.
과거 일본처럼 탄산수, 빙하수, 해양심층수, 광천수 등 다양한 종류의 물이 국내에서도 수입되고 있고, 이를 구분해서 일반 고객들에게 소개하기 위해서다.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 등 호텔 레스토랑과 더불어 최근 생기기 시작한 ‘워터카페’에서 다양한 물의 세계를 접할 수 있다.
물맛을 보는 방법은 와인과 유사하다. 상쾌함과 맑음, 둔탁함, 감칠남, 꽉참 등 다섯 가지 맛으로 구분한다. 가장 맛있게 물을 마실 수 있는 온도는 11도 정도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