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무·악 어우러진 혼이 실린 몸짓

가·무·악 어우러진 혼이 실린 몸짓

입력 2008-03-29 00:00
수정 2008-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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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된 전통이 아닌, 살아있는 춤’

다음달 18일 오후 7시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리는 임수정의 춤 무대 ‘예혼(藝魂)’은 고정화된 전통춤판이 아닌, 노래와 춤·음악이 어울리는 현대감각의 독창적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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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통춤은 ‘음악과 소리의 빼어난 어울림’이란 특징을 갖지만 현대 전통춤들에선 춤사위의 기교에만 너무 의존한다는 비판을 받곤 한다. 그러다 보니 많은 전통춤이 원래의 춤이 보여주려는 혼과 정신을 빼놓은 채 생명성을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임수정의 공연 ‘예혼’은 이같은 단점을 보완한 무대로 눈길을 끈다.

중요무형문화재 승무와 살풀이춤 이수자인 임수정은 ‘진도 북춤’의 명인이자 ‘진도 씻김굿’ 예능보유자였던 고(故) 박병천 선생으로부터 개인 이수패와 금으로 만든 정주를 받은 유일한 제자.

흔히 춤판에서는 “전통 예술인의 고답적인 경지에 매몰되지 않은 채 몸에 두루 밴 가(歌), 무(舞), 악(樂)의 전통에서 숙성시킨 자신만의 춤을 만들어가는 춤꾼”이란 평을 받는다.

무대는 고구려 고분 벽화에 들어 있는 사신도(四神圖)를 모티프로 삼아 전통 춤의 핵들을 4장으로 나누어 보여주는 ‘사신도와 우리 춤의 만남’.

첫 장은 기원의 장 ‘주작’. 헌천화며 춘앵전, 진주검무가 풀어진다. 둘째 장은 법열의 장 ‘청룡’. 법사물 연주를 비롯해 승무, 불교의식무, 판소리와 춤을 보여준다.

이어서 해원의 장인 셋째 장 ‘백호’에서 진도씻김굿과 살풀이춤으로 한을 푼 뒤 풍물놀이와 북의 합주인 상생의 장 ‘현무’로 마지막을 장식하게 된다.

이 가운데 돋보이는 부분은 춘앵전. 원래 조선 순조 29년(1829) 효명세자에 의해 창제된 춘앵전은 이른 봄날 아침 버드나무 가지에서 노래하는 꾀꼬리를 상징하는 노란 빛깔의 앵삼(鶯衫) 차림에 화관을 쓴 채 오색 한삼을 끼고 꽃돗자리에서 추는 궁중정재의 대표적 춤.

춤사위가 곱고 아름다운 춤으로 이흥구 선생이 ‘정재무도홀기’에 기록된 춤사위를 토대로 춘앵전 군무를 재연한 적은 있었지만 독무는 국내 처음이다.

스승인 박병천 선생을 추모하는 진도씻김굿이 펼쳐지며, 명창 안숙선의 소리에 맞춰 임이조 서울시립무용단장이 즉흥 춤을 추기도 한다.

국립국악원 정악 연주단과 진도씻김굿 연주단,(사)범패와 작법무 연주단, 사물광대예술단의 연주를 한자리에서 들을 수 있는 것이 큰 덤이며, 용인대 이병옥 교수의 해설이 ‘춤 무대의 쉬운 감상’을 돕는다.(02)3216-1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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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2008-03-2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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